지난 2일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적의 시안쉬안(6세,남)과 살타나트 카차노바(17세,여)가 한국을 찾았다. '2013 메디컬 코리아 나눔의료' 행사의 일환으로 예송이비인후과에서 후두유두종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나눔의료' 행사는 해외 저소득층 환자의 무료수술을 통해 세계에 한국의료기술을 알리는 활동이다.
시안쉬안은 중국에서 10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계속되는 재발로 숨쉬기도 힘든 상황에서 작년 10월 예송이비인후과에서 1차 후두유두종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었으며, 숨쉬기도 한결 수월해져 밤에 앉아서 자는 고통은 잊게 됐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고 상태가 심각했던 터라 이번에 2차 수술을 받게 됐다.
두 아이들은 일주일 동안 휴식과 안정을 취한 후 수술 경과에 따라 오는 11일과 12일 각각 출국할 예정이다.
후두유두종의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에 의한 것이다. HPV는 인체 내 점막에 서식하는 바이러스로 피부, 소화기, 요로, 후두, 생식기 등에 질환을 유발한다. HPV 16형과 18형은 성인 여성의 자궁 경부암을 유발하며, 6형과 11형은 질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다. HPV 6형과 11형이 후두 점막에 감염되면 이곳에 수십 개에 이르는 종양(사마귀)이 성대 부위를 덮는다.
후두유두종은 성인형과 소아형으로 나뉜다.소아형의 경우, HPV 6형과 11형 보균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산도(産道)에서 태아가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멈추게 되면 아이에게 수직 감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아이의 후두 점막에 잠복해 있다가 5세 이전에 발생한다. 소아형 후두유두종은 재발률이 80%에 이르므로 수술 후 지속적인 검진과 관찰이 필요하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대표원장은 "시안쉬안과 살타나트의 경우처럼 후두유두종이 계속 재발할 경우 진행성 쉰 목소리가 나타나다가 점차 목소리를 잃게 된다"며, "종양이 다발성이고 넓게 분포되어 있으면 기도가 작은 아이들은 호흡 곤란 증세와 질식사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후두미세수술과 PDL수술 함께 시행하면 효과적
후두유두종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유두종의 크기나 상태에 따라 환자의 입을 통해 후두경을 삽입, 정교한 기구로 유두종을 제거하는 후두미세수술을 시행한다. 이때 미세한 유두종 세포를 펄스다이레이저로 없애주는 PDL 수술을 함께 시행할 경우 성대 점막의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 재발률을 낮추며 상처생성을 억제하여 목소리 회복에 효과적이다. 정교하고 복잡한 수술로 인하여 수술시간은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인만큼 숙련된 전문의에게 수술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형태 대표원장은 "중국과 카자흐스탄에서 후두유두종은 난치병이며 불치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10번 이상의 수술을 받아 성대가 없어지고 숨 쉬는 것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매우 안타깝다"며, "힘든 수술이지만 수술을 통해 아이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통을 받는 아이들에게 새 목소리를 찾아줄 예정이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