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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두통, 방치하면 만성 두통으로 이어진다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3-20 15:21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존수 교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장수경(39) 씨는 수개월 째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 머리가 아파서인지 음식을 먹어도 잘 체하고 가끔은 식후에 구토를 하기도 했다. 심지어 학교에서 조퇴하는 일이 잦아져 성적도 매번 떨어지고 있다.

성인의 두통과 달리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청소년기의 두통은 집중력을 떨어뜨려 성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찰과 예방이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의 두통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존수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소아청소년의 두통,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도

소아에서 두통은 신경계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이다. 7세 전후 전체 소아의 약 2.5%가 반복되는 두통을 호소하며, 1.4%가 편두통을 경험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 빈도가 증가해 15세 쯤에는 54%에서 간헐적인 두통을 경험한다.

이런 두통은 어린이들의 생활에 영향을 주어 심한 경우 학교를 결석하게 되거나 방과 후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며 학업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소아 편두통은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지속되고 일부는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두통이 시작되는 만성편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통의 흔한 원인은 편두통, 뇌압상승,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다. 부비동염, 눈의 굴절이상 및 치아의 부정 교합 등이 드물게 원인으로 작용한다. 기질적인 원인은 5~13% 정도로 비교적 드문 편이다.

▲소아청소년의 두통, 성인과는 다르다

소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편두통은 성인과 그 증상이 매우 다르며, 성인과 달리 주로 양측성이 흔하다.


김존수 교수는 "성인의 경우 두통의 지속기간은 4~72시간인데 소아청소년기에는 30분에서 72시간으로 짧은 경우가 많다"며, "성인에서는 두통이 심할 경우 빛공포증(눈 앞에 번쩍이는 불빛이 보이는 증상)이나 소리공포증(소리가 조금만 커도 신경이 곤두서는 증상)을 겪게 되지만, 소아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흔하지 않고 구토와 복통 등의 위장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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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병행해야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기질적인 원인 감별을 위해 뇌파검사(EEG), 자기공명영상(Brain MRI), 기타 뇌혈관 촬영, 뇌척수 검사, 심리검사 등 각종 신체검사 및 광범위한 신경학적 검사, 적절한 진단적 검사들을 실시해 진단한다.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청소년기로 접어들수록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등이 더욱 심화되고 약물 오남용의 기회가 많아져 적극적인 관찰과 예방이 필요하다.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일부는 만성두통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머리가 아프다면서 평소와 달리 잘 먹지 않고 좋아하던 놀이에도 관심이 없거나 누워서 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보통 두통 증상이 있었던 날을 달력에 체크해 두통 유발 인자를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에 맞춰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수면, 식사, 운동 등 생활 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한 달에 4회 이상 두통이 발생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경우에 고려해볼 수 있다.

김존수 교수는 "소아 편두통의 예후는 단기적으로 양호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약 3분의2 정도에서 성인기에도 편두통을 경험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국내연구에서도 예방적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했던 경우 85%에서 호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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