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 파고를 넘을 수 있을까?
삼척 지역 복합화력발전 사업자로 선정돼 그룹내 자신감은 팽배하지만 돌아올 만기 회사채도 만만찮고 최근 몇 년간 그룹 차입금도 크게 늘었다. 장밋빛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지나야할 터널이 여전히 길다.
최근엔 계열사인 동양증권이 회사채 발행에 관여할 수 있는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두가지 악재가 있다.
첫번째는 동양 회사채에 대한 시장의 높아지는 불안감이고 두번째는 동양증권의 후원을 예전처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동양그룹은 2000년대 들어 사업다각화를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시멘트산업이 움츠러들면서 그룹 전체 자금압박이 커졌다.
자산매각 등으로 반전을 노렸으나 제때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때마다 동양은 회사채 발행으로 수혈했다. 동양그룹은 지난해 9000억원 가까운 회사채를 발행했다. 2008년 5000억원, 2009년 6600억원, 2010년 4500억원, 2011년 4450억원에 비하면 최대 규모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차입금은 1조2500억원, 부채비율은 680%에 달한다.
(주)동양은 지난해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BB로 한단계 강등된 상태다. 동양 회사채는 투자부적격 투기등급으로 기관투자자들은 거의 관심이 없다.
하지만 7%가 넘는 고금리로 몇몇 개인투자자에겐 여전히 솔깃한 매물이었다.
또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동양증권이 직접 나서 판매를 주선, 발행물량 대부분을 소화했기에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동양증권은 계열사 발행 회사채 모집 주선으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내부거래로 인한 불건전영업행위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회사채는 동양증권과 IBK투자증권이 함께 모집 주선을 한다. 예전처럼 동양증권이 전적으로 도움을 주기는 힘든 분위기다.
동양그룹은 지난해말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화력발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2조원의 대규모 자금조달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동양내 레미콘과 가전 등 수익성 있는 덩치 큰 사업체와 섬유업 등의 매각은 지지부진이다.
삼척 화력발전소는 2019년을 전후로 완공된다. 완공되면 매년 4조원 이상의 고정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그룹내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 하지만 그룹의 확실한 먹거리 전환까지 향후 몇 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발빠른 구조조정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 재무건정성을 높여야하는 상황이지만 경기불황 등 악재가 많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부인이자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딸인 이혜경 동양레져 부회장이 그룹경영 일선에서 구조조정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