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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석정복술, 어지럼증 환자 70%에 즉각 효과"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1-05 14:10


다양한 자세 변화에 따른 눈떨림을 관찰하거나, 전광판에서 움직이는 불빛을 따라 보면서
안구의 움직임을 기록하여 측정하는 안구운동검사 장면..<사진제공=분당서울대 병원>



국내 의료진이 이석증 치료법인 '이석정복술'의 효과를 세계 처음으로 입증해 화제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는 귓속 전정기관에 위치한 이석에서 부스러기들이 떨어져 나와 제 위치에 있지 않을 때 어지럼증이 유발되는데, 이석정복술은 머리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바꿔 이석 부스러기들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는 치료법을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의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알려진 이석증 환자에게서 이석정복술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실시됐다. 그 방법으로는 이석증 환자 327명을 무작위 배정을 통해 이석정복술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효과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9년 2월부터 10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한 국내 10개 종합병원(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부산대병원, 노원을지병원, 제주대병원, 경북대병원, 조선대병원, 대동병원)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이석정복술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70% 이상이 즉각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치료 효과가 35%에 불과했다.

이석증은 눕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또는 돌아누울 때 발작적으로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회전성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보통 누울 때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 고개를 숙이거나 쳐들 때, 높은 곳을 보거나 선반 위의 물건을 집기 위해 머리를 뒤로 젖힐 때, 자다가 옆으로 돌아누울 때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을 겪는다.

첫 증상은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나 자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멀미 증상(속 울렁거림 및 구토)이 동반된다. 심한 어지럼증은 대개 1분 이내에 사라지지만 고개를 돌릴 때마다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또 발작 사이에도 경미한 증상(어질어질한 기운 및 속 메스꺼움)은 유지되므로 환자들은 계속해서 어지럽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석의 부스러기들이 돌아다니면서 증상을 유발하면 어지럼증과 함께 안진(눈떨림)이 발생한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자세와 안진의 양상을 관찰하면 이석증(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이석정복술을 시행하면 이번 연구 결과와 같이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발작적인 심한 어지름증은 바로 사라진다.


그러나 경미하게 어지러운 증상은 수 일에서 수 주에 걸쳐 점차 수그러지는 것이 보통이다. 일부에서는 제거된 돌 부스러기가 다시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도 이석정복술을 다시 사용하여 돌 부스러기를 제거할 수 있다.

치료 후 며칠 동안 환자들은 머리를 뒤로 젖히지 않도록 하고, 잘 때에도 가능한 한 높은 베개를 사용하며, 증상이 유발됐던 방향으로 돌아눕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조사를 주관한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에서 진료되고 있는 어지럼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무작위 전향적 대조 연구로 이석정복술의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석정복술은 이석의 부스러기들이 어느 쪽 귀, 어느 반고리관에 들어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eurology(신경학)' 1월호와 8월호에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과 함께 게재됐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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