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하면 성기능 떨어진다는데…사실일까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2-10-29 13:23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반신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반신욕은 혈액순환을 좋게 해 겨울철에 특히 인기가 높다.

그런데 남성들 중에는 반신욕을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 반신욕이 정자 생성에 문제를 일으켜 성기능을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불임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신욕으로 인한 정자 생성 중단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특히 정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몇 가지만 주의하면 건강하게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반신욕은 하반신만 따뜻한 물에 담그는 목욕법으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신욕은 전립선 건강에도 좋은 습관이다.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신욕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반신욕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하여 찬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반신욕은 상,하체의 불균형한 체온을 바로잡고 체내의 냉한 기운을 없애 신체 기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면역력을 키워주는 목욕법이라 할 수 있다.

전립선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체온이 1도 올라갈 때 면역력은 5배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을 정도로 체온 상승은 면역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이외에도 반신욕은 전립선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해 배뇨장애 및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그런데 반신욕이 정력에는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신욕을 멀리하는 전립선 환자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신욕은 정력과는 관계가 없다. 물론 일시적으로 정자 생성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40도 정도의 온탕에 20분간 고환을 노출시키면 2주간 정자 생성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남성의 고환은 정상 체온보다 약 1-2도 낮은 온도에서 정자 생성을 가장 활발하게 하므로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정자 생성이 일부 중단될 수 있는 것.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은 "뜨거운 물에서 반신욕을 한 뒤 정자 생성이 중단되는 것은 고환의 온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져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임신을 원하는 부부라면 가임 시기에만 반신욕을 피하면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말한다.

특히 반신욕을 많이 하면 성기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속설에 불과하다. 오히려 반신욕은 몸의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혈류 순환도 원활하게 해 골반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켜주므로 성기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반신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온도와 시간이다. 지나치게 뜨거운 온탕에서 너무 오랜 시간 있을 경우엔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욕탕의 온도는 40도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물에 팔꿈치를 담갔을 때 따뜻한 정도면 충분하다. 입욕 시간은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온탕에 30분 이상 있으면 탈수 증상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신욕 후에는 갑자기 체온 변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양말 등을 신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다만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고혈압 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반신욕에 주의해야 한다. 혈압이나 맥박이 갑자기 변화를 일으키면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신욕이 어려운 경우라면 좌욕을 하는 것도 좋다. 온도와 시간은 반신욕과 동일하다. 전립선 환자라면 치료와 함께 반신욕 혹은 좌욕을 병행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좌욕을 할 때는 엉덩이가 충분히 들어갈 만한 크기의 세숫대야에 물을 3분의 2정도 채워 엉덩이를 담근다. 이 상태에서 약 5분간 항문 괄약근을 움직여 항문 주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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