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재형씨(53)는 허리가 지끈거리는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고관절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뼈가 썩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생소한 병명에 겁부터 덜컥 났다. 수술을 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몇 주간 휴가를 낼 수도 없는 형편이라 막막하기만 하다.
신체 활동 중요한 역할 하는 고관절
고관절은 어깨 관절 다음으로 운동 범위가 큰 관절이다. 걷거나 움직일 때 체중을 지탱해 하중을 분산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달리거나 격한 운동 시 체중의 10배가 되는 하중을 견딘다.
관절병원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고관절은 두꺼운 인대가 감싸고 있기 때문에 무릎 등 다른 관절보다 쉽게 나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무릎 관절에 비해 발병 비율이 약 25% 정도로 낮은 편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잘 낫지 않고 수술적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관절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인공관절수술이란 망가진 관절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고관절 질환 중 다수를 차지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 단계에는 약물치료 또는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혈액순환을 돕는 '다발성 천공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괴사 부위가 넓고 이미 뼈가 주저앉은 상태라면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후유증 없는 빠른 일상 복귀가 중요
환자들은 수술을 선택하면서도 '재활과 후유증'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웰튼병원에서 외래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술 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재활치료센터 및 조기재활 여부'라는 응답이 51%로 절반을 차지했다. 또한 응답자의 40%는 수술을 선택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으로는 '수술 후유증'을 꼽았다.
이에 관절 분야에서는 최근에는 조기 재활이 가능한 수술법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에 15~20cm였던 절개 부위를 8~10cm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수술법이 그것이다.
탈구율 낮춰 재수술 부담 줄여
'웰튼 1.4.5 수술법' 등의 고관절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기 때문에 출혈량이 적고, 회복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고관절 재수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던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낮춰 환자들은 재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고관절 탈구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은 고관절 수술법과 연관성이 깊다.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수술법을 적용함으로써 고관절 탈구의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수술 후 6주 이상 침상에서만 생활하도록 했던 반면 최근에는 수술 1주일 후면 혼자 걸을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수술 후 약 2주 간의 재활치료를 거치면 일상적인 사회 활동이 가능하다
빠른 재활이 가능해지다 보니 욕창과 패혈증, 하지혈전합병증 등 합병증 발생 확률이 낮아졌다. 또 빠른 재활은 관절 주위 근력 약화를 막고, 수술 부위의 연부조직 유착을 막아 관절의 유연성과 굴곡 각도를 증가시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다.
송 원장은 "고관절 질환은 생소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인 만큼 허리가 아프거나 양반 다리 자세가 어려운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인공관절수술을 선택할 때는 환자가 수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재활과 물리치료, 수술법 등 다양한 요소들을 따져볼 수 있도록 충분한 상담을 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