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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 롯데마트, 골목상권 죽이기 본격 나섰나?

기사입력 2012-04-17 13:11 | 최종수정 2012-04-17 13:46

신동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롯데마트 때문에 당감시장 일대는 초토화되었습니다."

부산시 부산진구 당감동에서 소형 마트를 운영하는 하모씨(46)는 지난해 4월 인근에 롯데마트(부산점)가 오픈한 이후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출액이 급감한 까닭이다.

그는 "우리가게에서 파는 물건 대부분이 롯데마트와 겹친다. 한 달 기준으로 많게는 50%까지 매출액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감시장 상인들은 롯데마트의 입점을 앞두고 강하게 반발했으나 롯데마트측은 이를 무시하고 영업을 강행했다. 민주통합당까지 나서 해결책을 모색했던 곳이다. '법 대로'를 외친 롯데마트의 오픈 이후 결국 영세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는 지경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서울역 부근의 중구 중림동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모씨(36)도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롯데마트(서울역점) 때문에 폐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8년전 롯데마트가 생긴 뒤 매출이 반토막났다. 그동안 근근이 버텨왔으나 이제는 한계상황이다. 곧 가게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동빈 회장의 상생경영 방침은 어디로?

롯데마트는 이런 영세상인들의 고통을 알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의 사업부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 롯데쇼핑은 최근 발표한 사업계획서에서 올해 롯데마트의 국내 출점목표를 지난해보다 2개 늘어난 7개로 잡았다. 롯데마트는 현재 국내에 95개, 해외에 125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픈 과정에서 현지 상인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 영세상인들에게 피해가 가지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신규택지 개발지구 위주로 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목상권 침해'에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듯한 롯데쇼핑의 '탐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쇼핑 내 또다른 사업부서 형태의 롯데슈퍼도 올해 80여개의 신규점포를 개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신규개설한 73개 보다 높게 잡은 수치다.

롯데쇼핑(대표 신 헌)은 롯데그룹의 주력회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5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자 등기임원으로 돼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도 이 회사의 등기임원이고, 신격호 회장의 딸인 신영자씨도 사내이사로 롯데쇼핑 이사회 멤버다. 다시 말해 롯데 오너 일가가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여름 이명박 대통령 주재 공생발전을 위한 30대 대기업 총수 간담회에서 "롯데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반성장 활동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경영일선에서 이같은 다짐은 공수표일 뿐이다.

롯데쇼핑의 사외이사는 들러리?

롯데쇼핑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3명의 신임 사외이사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와 관련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대주주의 독단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도입된 제도. 견제와 감시기능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이번에 신규로 맞아들인 3명의 사외이사는 이런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은 민상기 서울대 교수, 김원희 전 호남석유화학 이사, 김태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원희 사외이사는 지난 2008년까지 롯데석유화학 임원을 지냈고 2010년에는 다른 계열사의 감사로도 활동한 '롯데 맨'이다. 김태현 변호사의 경우 그가 소속된 율촌이 지난해 롯데그룹이 발행한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와 관련해 자문을 맡았다. 민상기 신임 사외이사는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다. 과연 롯데쇼핑 이사회에서 견제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3차례 열린 롯데쇼핑 이사회에서 6명의 사외이사들이 100% 찬성표를 던졌던 점을 감안하면 새로 짜여진 사외이사진은 '거수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측은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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