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명예기자가 간다!]'은퇴남편 증후군 극복' 부부가 합심을…

최민우 기자

기사입력 2011-12-01 09:51


얼마 전 매체에서 '여자들이 퇴직후 집에 들어온 남편스트레스가 제일 크다'란 보도가 있었다.

 자녀들 다 키워놓고 이제 좀 편해질만하니 밖에 나가지도 않고 이거해라 저거해라 혹은 이건 왜샀냐 저건 왜 사놓고 안먹냐란 남편의 잔소리에 '은퇴남편증후군'이란 신종어까지 생겼단다.

 솔직히 남편들이 잘하는 게 많다. 장거리 운전, 무거운 것 번쩍들기, 그리고 제일 중요한 돈벌어오기 등 바같생활은 강한편이다.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애를 써도 남자들이 버는 것, 당연히 여자보다 많다.

 평생 힘들게 일을 하고 퇴직후 집에 돌아 온 남편, 그런데 왜 반기질않을까? 그건 두말않고 남편의 가정생활지수가 낮기때문이다. 세탁기, 밥솥 , 재활용분리수거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건 1분만 배우면 다 한다. 세탁기는 버튼만 누르면 돌아가지만 여자들의 일은 그게 다가 아니다. 수건은 수건대로, 검은 옷과 흰옷은 구분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되는게 있고 안되는게 있다고하면 남자들은 열이면 아홉, "뭐가 이리 복잡해?" 하며 들으려고하지를 않는다. 내 일이 아니란 생각때문이다. 집에 오면 리모콘 사수, 드라마를 보자치면 "드라마가 여자를 망쳤다" 며 일장연설후 자기 보고싶은 채널만 고집하는 남편, 아이들 시험기간에도 TV볼륨을 높히고 "공부는 평소에 해야지"라며 무신경한 남편, 예를 들자면 끝도 없다. 결론은 바깥일만큼 집안에서는 덜 배려하고 덜 관심갖기 때문에 결국 1970년대가 아닌 2011년, 이 시대에 바깥양반, 안사람으로 구분되고 대화가 끊기는게 아닐까.

 하지만, 힘든 건 여자만이 아니다. 남자들의 퇴직과 관련한 농담을 들어보면 눈물겹다.

 하나, 퇴직한 남편이 가는 대학, 하바드(할일없이 바쁘게 드나듬) 하와이대( 하루종일 와이프만) 동경대( 동네 경로당) 동아대( 동네 아줌마와 놀기) 전국대(전철, 국철에서 하루종일 시간보내기) 그리고 마지막이 방콕대 (방에 콕 박혀있다).

 둘, 퇴직남편은 병아리, 하루종일 아내신발만 보고 따라다닌다

 셋, 아내가 멀리 외유할 때 냉장고앞에 붙여놓는 글 "까불지마"=까스조심, 불조심, 지퍼조심, 마누라에게 전화하지말기"


 넷, 장가간 아들 내편 만들기처럼 절대 안되는 불가중 하나, 퇴직남편 존경하고 사랑하기

 다섯, 아내에게 어디가라고 물었다가 맞고 같이가라고 했다가 맞고, 아침에 눈뜨면 맞고.

 이 농담을 남자들이 웃으면서 하지만 사실 웃어도 웃는게 아닐거다. 직장에 다니는 아내를 둔 A씨는 곧 은퇴다. 슬슬 은퇴후 계획을 세우지만 마땅한게 없다. 아내가 먼저 출근하고 항상 아이들의 간식, 저녁까지 다 해놓고 출근하는 A씨, 김장, 물가, 반찬과 같은 여자들만의 주제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B씨 역시 은퇴를 곧 앞두었다. 얼마 전부터 안하던 설거지며 청소를 하게 되었다며 주부습진을 고민한다. 퇴직 후 그냥 셔틀맨하지란 말을 하면서도 무엇을 하면서 남은 30년이란 긴 시간을 보낼 것인가란 고민은 끝도 깊이도 알 수 없다.

 퇴직후 서로 스트레스 주고 받지않으려면 남편이나 아내나 준비해야할 게 있다.

 열명정도의 친구들, 취미를 같이, 집안일은 무조건 같이, 최소한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거다. 예를 들면 화장실 변기사용법, 터프가이로 소문난 연예인 최민수씨도 앉아서 볼일을 보았을 때 훨씬 청소하기가 쉽다라며 아내에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자들은 큰 것을 바라는게 아니다. 작은 배려와 작은 애정이라도 보이도록 노력하자. 아버지학교나 앙코르 프로젝트나 고령자친화형 기업, 자치구별 은퇴프로그램에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아내역시 제일 힘든건 은퇴자 본인이란 마음을 가지고 과거의 만가지 잘못은 잊어버리자. 은퇴자부부끼리 모임을 갖고 자리를 만들자, 평소 3만~5만원정도 따로 떼어 저축해서 퇴직하는 날 남편에게 통장을 건네면 얼마나 기뻐할까? 은퇴하면 이것 저것 하자란 먼 계획보다 시간나고 돈나고 건강할 때 시도하는 노력도 해보자.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건강관리. 아픈 배우자가 되지않도록 평상시 혈압, 당뇨, 체중, 먹거리, 건강검진에 신경을 쓰자. 이렇게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남편과 아내가 부담스럽고 싫다면 그 때는 그 때 생각하자

  SC페이퍼진 1기 주부명예기자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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