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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전 김중겸 신임 사장, 낙하산 논란 왜?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1-09-20 08:44


"전력 비전문가인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이번 정전사태를 제대로 수습하고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직장인 김모씨(45·서울 강동구 명일동)의 말이다. 전력대란의 와 중에 비전문가 한전 사령탑을 맡은 것이 영 못미덥다는 것이다.

한국전력 김중겸 신임 사장(61)에게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9·15' 전력대란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상당수 비전문가들이 에너지 정책을 담당한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 실제 예비전력이 24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43만㎾로 지식경제부에 허위보고한 전력거래소의 염명천 이사장는 지식경제부 고위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였다. 염 이사장은 공무원 시절인 지난 2008년 5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것이 전기와 관련한 경력의 전부. 5시간 동안 예열을 한 뒤에야 전기생산이 가능한 발전기를 예비전력에 포함시키는 바람에 허위보고가 이뤄졌고, 전력계통의 비전문가인 염 이사장은 이런 내막을 잘 파악하지 못한 채 그동안 기관장 임무를 수행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전력관련 업무는 복잡하다는 점을 방증한 셈이다.

지난 16일 한전 이사회에서 신임 사장으로 선출된 김중겸 사장도 낙하산으로 부임한 전력 비전문가다,

17일부터 한전에 출근하면서 사태수습에 나선 김중겸 사장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 지난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올 5월까지 근무했다.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는 등 MB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굳이 전력계통 업무와의 인연을 따진다면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출 당시 현대건설 사장으로서 한국전력과 협력관계를 맺은 일 뿐이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김영환 위원장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대통령과 같은 대학을 나오시고 또 무슨 같은 회사 출신인 그런 사장을 낙하산으로 보내다 보니까 이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하다 보니까 몇 달을 끌었다"며 김중겸 사장의 한전 사장 임명을 비판한 바 있다. 정전사태가 벌어진 지난 15일 한전 사장은 공백이었고, 이런 공백이 빚어진 것이 김중겸 사장을 무리하게 신임 CEO로 앉히려다 빚어진 결과라고 질타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김중겸 사장 선임 이전에도 이미 '낙하산 부대'로 점령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취임한 한전의 한대수 감사는 한나라당 제2 사무부총장 출신으로 낙하산을 타고 한전에 내려앉았다. 한전 감사의 연봉은 지난해 기준으로 1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괜찮은 자리. 한대수 감사를 포함해 한전과 자회사의 곳곳에 낙하산이 포진돼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 한전의 상임이사 7명 중 5명이 TK(4명) 및 한나라당 출신이다. 또 11개 한전 자회사의 경영진과 감사 22명 중 17명이 현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한나라당, TK, 고려대 등 지연과 학연·직연으로 얽힌 낙하산 부대"라고 비판했다.

공기업 낙하산 사장의 병폐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직원들의 기강해이를 잘 다스리지 못한다는 점. 공기업 직원들은 정서적으로 낙하산 인사가 올 경우 거부감을 표시하기 마련이고, 해당 CEO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최대한 잘 해주려고 하다보니 공기업의 모럴 해저드가 심화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614억원의 당기적자를 냈다. 이같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전력은 2만여명의 직원 1인당 1800여만원의 경영성과급을 지급했다.

임직원들의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지난달에는 한전 공사감독관 김모씨가 하청업체로부터 1억1400만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등 무려 70여명의 전-현직 한전 공사감독관이 비리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한국전력 측은 김중겸 신임 사장의 낙하산 논란에 대해 "낙하산 인사를 바로보는 시각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김중겸 사장은 민간기업의 성공한 CEO이며, 현대건설 재직시 원자력 건설과도 인연이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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