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이용객들은 대부분 노숙 금지 조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서울역이 이용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 응답자의 75.2%가 노숙인들의 역사내 취침 금지에 대해 찬성했다. 또 응답자의 69.0%가 노숙인들로 인해 역이용에 불편·불안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무단점거 및 취침'이 가장 많았고, 구걸행위와 악취, 폭언 및 소란, 폭행, 흡연, 역내 음주, 성추행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정서를 그대로 대변했다고 할 수 있다. 노숙인이 대낮부터 술에 취해 역 주변에 쓰러져 있는 광경은 익숙한 풍경이다. 일부 노숙인들이 구걸을 넘어 협박까지 하는 행위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노숙인이 역 이용객을 흉기로 찔러 부상을 입히는 사례도 빈번하다.
서울역의 역사내 노숙인 취침 금지 조치는 그 상징성 때문에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국가의 노숙인 정책을 밑바닥부터 손질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수도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코레일 서울역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노숙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말 공개 토론회를 갖겠다고 했다. 조사 결과를 통해 노숙인 문제에 대한 정책 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필요한 경우 정책권고도 검토하겠다고 한다. 역 주변의 노숙인 문제는 코레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 나아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김 용 기자 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