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저우못(베트남)=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베테랑 이정민(31)이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강풍 속에 타수를 줄이는 선수가 좀처럼 나오지 못한 최종 라운드에서 이정민은 13번홀까지 순항했다. 하지만 14~16번홀에서 3연속 보기를 했고, 그 사이 추격자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18번홀까지 가슴 졸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이정민은 안정적인 페어웨이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결국 타수를 지키면서 우승에 입맞춤 했다.
이정민은 경기 후 "힘든 하루였던 것 같다. 경기 전부터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었다. 2언더파 이상이면 우승할 것이라 생각했다. 1언더파로 마쳤지만 너무 어려운 하루였다. 최대한 인내하면서 플레이하려 노력했다. 캐디와 '오늘 같은 날은 인내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침착한 플레이 덕분에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14개월 만의 우승을 두고는 "현역 생활 중 10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변에선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응원해줬다.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승부처였던 18번홀 두 번째 샷이 가까스로 호수를 넘긴 것을 두고는 "공 위치가 좋진 않았다. 고지우의 샷이 헤저드에 빠지는 걸 봤는데 스코어카드를 보지 못해 몇 타차인지는 몰랐다. 유틸리티로 좋은 위치에 보내자는 생각이었다. 끊어서 간다고 해도 핀 위치가 좋게 갈 위치는 아니었다. 그린 주변에서 해결하는 게 더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정민은 "우승이 점점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우승은 못해도 그동안 너무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10승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해내게 돼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이제 두 명 뿐이다. 오늘 내 우승을 보고 언니들도 용기를 얻어 2023시즌 많이 우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이어질 3개월 간의 휴식기 계획을 두고는 "스키를 좋아하는데 그동안 비시즌 기간 훈련 탓에 많이 타질 못했다. 이번엔 귀국 후 좀 타보고 싶다. 내년 1월 중순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저우못(베트남)=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