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선수였던 제가…" '최경주=SK텔레콤 오픈' 26년 간 지속된 아름다운 동행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6-03 00:55 | 최종수정 2022-06-03 07:09


1라운드를 마치고 인터뷰 하는 최경주. 사진제공=KPGA

[서귀포(제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 SK텔레콤 오픈.

25회째를 맞는 이 대회의 산 중인이 있다. '탱크' 최경주(52). 미국에서 활약하는 그는 대회가 열릴 때마다 만사 제쳐놓고 어김 없이 한국을 찾는다. 그만큼 그에게 SK텔레콤 오픈은 너무나도 중요한 대회다.

최경주는 지난달 31일 새벽 4시반에 자신이 직접 대회 참여를 권한 김성현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곧바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프로암 대회와 채리티 오픈까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본 대회 첫날, 잘 쳤다. 5언더파로 선두와 1타 차 공동 5위. 김비오(32) 양지호(33) 등 스무살 어린 후배들과 한조로 출발한 최경주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한참 모자랐다. 피로감 탓에 평소보다 더 짧았다.


최경주 1번홀 퍼팅. 사진제공=KPGA
하지만 PGA 프로 최경주에게는 환상적인 쇼트게임이란 무기가 있었다. 시니어 대회를 뛰면서 더욱 정교해졌다. 7번 홀(파4) 칩인 버디와 8번 홀(파4) 벙커샷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탔다.

"5언더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2,3언더면 만족한다고 마음을 비우고 임했죠. 7,8번 칩샷 버디가 후반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터닝포인트였죠.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제주에서 많이 쳤는데 오늘 같은 날씨는 처음"이라는 화창한 날씨와 "나도 모르게 힘이나는 에너지를 줬다"는 재개된 관중의 환호, 그리고 "PGA 대회장 컨디션과 다를 바 없다"고 극찬할 만큼 잘 정돈된 대회장의 삼박자가 선사한 기대 이상의 호성적이었다.
최경주 14번홀 파세이브 세레머니. 사진제공=KPGA
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주는 기분 좋은 대회.

SK텔레콤 오픈과 최경주는 하나의 정체성 속에 머물러 있다. 따로 떼서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에게 이 대회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직접 들어봤다.

"지난 1996년도 자격이 없던 평범한 선수였던 제가 인연을 맺고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었던 대회였습니다. 2007년 미국에서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하고 난 이후 한번도 빠진 적이 없네요.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 이 대회가 줬던 임팩트와 사랑을 생각하면 피곤함도, 공을 치는 것도 별건 아니죠. 매년 성장하고 선수를 위한 마음이 가득한 대회를 만들어가면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저도 함께 가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여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참가할 겁니다."

남자 프로선수들과, 골프를 사랑하는 팬들과, 사회 공헌을 향한 실천의 메시지와 '행복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SK텔레콤 오픈. '탱크' 최경주와의 아름다운 동행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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