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놀래킨 최혜진, 아마추어 신분으로 마지막 대회 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8-16 22:18



지난달 17일(한국시각) 열여덟 소녀가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골프협회(USGA)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준우승을 거뒀다. 트럼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은 '아마 최강' 최혜진(18·학산여고)이었다.

최혜진이 18일부터 아마추어 신분으로 마지막 대회에 나선다. 무대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 71·6711야드)에서 펼쳐질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이다.

조 편성이 흥미롭다. 최혜진은 1, 2라운드에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은메달을 획득한 박 결(21·삼일제약), 이소영(20·롯데)과 한 조에서 경기를 펼친다.

최혜진은 23일 프로 전향을 앞두고 있다. 프로 데뷔전은 31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으로 결정했다. 2014년부터 획득했던 태극마크는 지난달 아마추어 국가대표 합숙훈련을 끝으로 내려 놓았다. 국가대표 유니폼도 함께 반납했지만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선 대한골프협회 허락을 받고 태극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게 됐다.

국가대표로 쌓은 경력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최혜진은 6월 말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에서 5년 만에 'KLPGA 투어 아마추어 우승자'가 되면서 시드권까지 품에 안았다. 또 23일 자신의 18번째 생일을 맞는 최혜진은 만 18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 조건을 만족시키면서 프로로 전향할 수 있었다.

최혜진에게 이번 대회가 남다른 이유는 또 있다. 프로 무대에서의 향후 경쟁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마추어로 프로 대회에 참가했을 때는 성적에 대한 큰 부담감 없이 플레이를 펼쳤다면 이젠 다르다. 프로는 당연히 성적으로 말한다. 성적이 곧 '성공'이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우선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에선 '빅 3'로 평가받는 김지현(26·한화) 이정은(21·토니모리) 고진영(22·하이트진로)의 벽을 넘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LPGA 투어에서 뛰는 김세영(미래에셋)과 이미향(이상 24·KB금융그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4년 대회 우승자인 김세영은 "컨디션이 좋고 감도 좋다. 오랜 만에 한국에 왔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 보고 싶었던 친구들도 만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LPGA 투어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이미향은 "이 대회에 좋은 기억도 있고 아쉬운 기억도 있어 다시 출전하기로 했다. 8월의 페이스가 좋은 만큼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캐나다로 건너가 후반기 레이스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는 또 다른 특별한 스토리가 담겨있다. 이 대회는 신기록의 향연장이 됐다. 2013년(양평TPC 컨트리클럽) 72홀 최소 스트로크 1, 2위 기록(1위 23언더파 김하늘, 2위 21언더파 김효주)과 54홀 최소 스트로크 2, 3위 기록(2위 19언더파 김하늘, 3위 18언더파 김세영)이 나왔다. 지난해(더스타휴 컨트리클럽)에는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1, 2라운드에서 15언더파를 기록하며 36홀 최소 스트로크 타이를 기록했다.


올해도 신기록을 기대할 수 있도록 코스가 조정됐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는 11번 홀(파4)과 18번 홀(파5)의 전장을 짧게 조정(11번 홀 404야드→299야드, 18번 홀 552야드→487야드)해 각각 원 온과 투 온을 시도할 수 있도록 했다.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와 역전극을 기대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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