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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번째다. 말 그대로 찍으면 터진다.
A매치 데뷔전-데뷔골 기록은 1980년부터 2014년까지 26명에게만 허락됐다. 1년에도 십여명의 선수들이 새롭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적은 숫자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1년 1개월 만에 무려 4명이나 A매치 데뷔전-데뷔골의 사고를 쳤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하는 박건하 코치가 첫 번째 힌트를 줬다. 박 코치는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이 계속 골을 넣는 것이 우리도 신기하다"고 웃었다. 그는 동기유발을 첫손에 꼽았다. 박 코치는 "동기부여 유발의 성공이라고 본다.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선수를 뽑는다. 그러면 선수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당연히 동기유발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내보낸다는 것은 모험이고 도전이다. 불안감도 있다. 그러나 감독님이 이런 부분을 깨려고 노력한다.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반대로 기대감도 있는 법이다. 선수들이 잘 해서 결과가 나오니 지도자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A매치에 따른 긴장감을 줄여주는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장기다. 대회 개막 전 "중국이 우승후보"라고 한 것은 슈틸리케식 심리전의 백미였다. 이종호는 "감독님께서 대회 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중국을 우승후보로 꼽았다고 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안함 속에서 경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만점 데뷔전을 치른 '막내' 권창훈(수원)도 "감독님이 경기 미팅하면서 무거운 짐을 가지고 경기장 가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마음껏 자기 기량 펼치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게 심리적으로 안정돼서 자신있게 경기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A매치 신입생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미리 깔아놓은 멍석 위에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었다.
동아시안컵은 이제 한경기를 치렀다. 아직도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3명(이찬동 김민혁 구성윤)의 선수가 대기하고 있다. 모두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슈틸리케의 또 다른 매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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