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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22)이 어퍼컷 한방으로 시즌 2승을 챙겼다.
LPGA 투어 '루키'인 김세영은 지난 2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이후 약 2개월여 만에 다시 우승 소식을 전했다. 우승 상금 27만 달러(약 2억9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시즌 가장 먼저 2승 고지를 밟은 김세영은 시즌 상금 69만9735 달러로 상금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올해의 선수 부문(85점)에서도 선두에 올랐고, 신인상 부문(626점)에서도 2위와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연장전을 만든 것부터 극적이었다. 김세영은 16번홀(파3)까지 박인비, 김인경(27)과 함께 11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렸다. 17번홀(파4)에서 한 타를 잃은 김인경이 먼저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김세영이 친 티샷은 한참을 굴러 물속으로 빠졌다. 우승컵은 박인비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김세영은 세 번째 샷을 그린 근처로 보내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고, 박인비의 먼 거리 버디 퍼트는 홀 바로 앞에 멈춰 서 사실상 파를 확보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김세영이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은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김세영은 "사실 지금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믿어지지 않는다"며 "우승할 때마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거나 쉽지 않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일이 생기곤 한다. 이런 일이 왜 반복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기분은 좋다"고 즐거워했다.
이어 그는 이날 샷 이글이 최고의 샷은 아니라고 해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김세영은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7번 홀 홀인원으로 우승한 적이 있다"며 "그것이 나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이라고 즐거워했다.
김세영이 말한 2013년 대회는 그해 9월 한화금융 클래식으로 그는 당시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선두였던 유소연을 한 타 차이로 압박했고 결국 18번 홀에서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 대역전극을 완성한 바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