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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평범한 여자로 돌아갑니다."
앞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지은은 "출전 결정이 갑자기 이뤄져 많은 준비를 못했다"며 "현역 시절에는 성적을 위해서 경기에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보답하고 추억거리를 만들고자 이 특별한 무대에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골프 선수 박지은이 아닌 일반인 박지은으로 돌아가겠다"며 "휴가 한번 못 가고 20년 동안 달려왔는데 멋지게 현역 시절을 마친 만큼 내 자신에게 휴식과 여유로운 신혼 생활을 선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현역생활을 마치고 별로 깊이 생각을 안했다. 지난해 11월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결정이었다. 그동안 신혼을 즐겼다"며 "요즘 운동선수가 아닌 서른네살 여자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2세 계획도 있다"고 했다.
12세때 하와이로 골프 유학을 떠난 박지은은 14세때 미국 주니어 골프계 최정상에 올랐다. 55승을 올리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00년 프로로 전향했다. 빼어난 미모와 호쾌한 샷으로 박지은은 큰 인기를 누렸다. 2004년엔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메이저퀸' 자리에 올랐다.
박지은은 선수 생활을 회상하면서 "선수 생활을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은퇴하고 보니 선수로서의 영광은 오로지 현역 때만 누리고 보상받을 수 있다"며 "매 순간 진정한 프로로서 생활할 수 있다면 좀 더 빨리 (선수 생활에) 적응하고 오랜 시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를 하는 크리스티 커(미국)와 박세리(36)는 박지은과의 추억을 돌이키며 그의 앞날에 축복을 보냈다.
박세리는 "항상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던 박지은과 함께 한 모든 경기, 모든 홀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은퇴했으니 앞으로는 선후배를 넘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언니 동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커는 "박지은은 박세리와 더불어 한국 여자 골프가 현재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게 길을 닦아준 최고의 선수"이라며 "박지은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내가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박지은은 "선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2004년 이번 대회의 전신인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올해 하나·외환 챔피언십 또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