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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는 박지은 "애도 낳고, 이젠 평범한 여자로 살거에요"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10-17 17:43 | 최종수정 2013-10-17 17:49


박지은이 은퇴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지으며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제공=LPGA 하나 외환 챔피언십

은퇴기자 회견을 가진 박지은이 함께 참석한 박세리와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LPGA 하나 외환 챔피언십

"이젠 평범한 여자로 돌아갑니다."

골프 잘 치는 예쁜 소녀. 미국팬들도 좋아했던 '그레이스 박'. 이제 그녀는 필드와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한 박지은(34)이 은퇴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 동안 결혼을 했고, 프로 선수 박지은의 기억을 하나씩 지워 나갔다. 1년4개월이 지난 뒤 그에게 골프 선수에겐 드문 '은퇴 경기'의 기회가 찾아 왔다. 박지은은 18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선수로는 마지막 라운드를 펼치게 된다.

앞서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지은은 "출전 결정이 갑자기 이뤄져 많은 준비를 못했다"며 "현역 시절에는 성적을 위해서 경기에 참여했다면 이번에는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보답하고 추억거리를 만들고자 이 특별한 무대에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골프 선수 박지은이 아닌 일반인 박지은으로 돌아가겠다"며 "휴가 한번 못 가고 20년 동안 달려왔는데 멋지게 현역 시절을 마친 만큼 내 자신에게 휴식과 여유로운 신혼 생활을 선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현역생활을 마치고 별로 깊이 생각을 안했다. 지난해 11월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결정이었다. 그동안 신혼을 즐겼다"며 "요즘 운동선수가 아닌 서른네살 여자의 인생을 즐기고 있다. 2세 계획도 있다"고 했다.

12세때 하와이로 골프 유학을 떠난 박지은은 14세때 미국 주니어 골프계 최정상에 올랐다. 55승을 올리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00년 프로로 전향했다. 빼어난 미모와 호쾌한 샷으로 박지은은 큰 인기를 누렸다. 2004년엔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메이저퀸' 자리에 올랐다.

박지은은 선수 생활을 회상하면서 "선수 생활을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은퇴하고 보니 선수로서의 영광은 오로지 현역 때만 누리고 보상받을 수 있다"며 "매 순간 진정한 프로로서 생활할 수 있다면 좀 더 빨리 (선수 생활에) 적응하고 오랜 시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를 하는 크리스티 커(미국)와 박세리(36)는 박지은과의 추억을 돌이키며 그의 앞날에 축복을 보냈다.

박세리는 "항상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던 박지은과 함께 한 모든 경기, 모든 홀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은퇴했으니 앞으로는 선후배를 넘어 인생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언니 동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커는 "박지은은 박세리와 더불어 한국 여자 골프가 현재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게 길을 닦아준 최고의 선수"이라며 "박지은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내가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박지은은 "선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2004년 이번 대회의 전신인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올해 하나·외환 챔피언십 또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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