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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400야드도 날릴 수 있는 그는 골프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으로 어렸을 적, 농장에서 자라 골프와 관련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의 유일한 골프 스승은 아버지 제리 왓슨. 집 앞에서 혼자 솔방울을 치면서 스윙을 익혔다. 이른바 '홈메이드' 스윙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플레이를 '버바 골프'라고 부른다. 하지만 1m91의 장신에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장타는 세계 정상급이다. 2012시즌 최장거리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427야드, 올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313.1야드로 PGA 1위다. 그런데 그의 장타력은 늘 퍼트가 약하다는 비난에 가려져 왔다. 미국프로골프(PGA) '괴력의 왼손 장타자' 버바 왓슨(34·미국).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장타력 뿐만 아니라, 정신력, 위기관리 능력까지 갖춘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2012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되면서부터다.
왓슨은 우승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꿈에만 그리던 마스터스 우승을 이뤄냈다. 연장전에서는 어떻게 플레이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우승의 원동력에는 어머니와 몇 주전 입양한 아들이 있었다. 그는 우승 퍼팅에 성공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다. 품에는 어머니 모릴 왓슨이 있었다. 2010년 말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아버지에 이어 그의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다. 왓슨은 지난해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뒤 아버지의 영전에 우승을 바친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 사랑해요"라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모릴은 아들의 우승 직후 "왓슨이 아버지와 어릴적부터 골프를 연습했다. 집안에서도 볼을 쳤을 정도"라며 남편을 떠올렸다. 모릴은 아들이 연장에서 집중할 수 있었던 비결로 손자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왓슨이 2주전 입양한 6주된 아들을 보고 싶어 빨리 집에 가고 싶어했다."
한편,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은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슈퍼 루키' 배상문(26·캘러웨이)은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7위, 양용은(40·KB금융그룹)은 공동 57위(11오버파 299타)에 그쳤다. '신-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와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는 5오버파 293타로 나란히 공동 4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