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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36·미국)는 1999년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 13번홀(파5)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를 완전히 벗어나면서 사막 모래밭에 떨어졌다. 볼은 직경 1m가 넘는 바위 아래 놓여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1벌타를 받은 후 구제를 받거나 바위를 피해 세컨드 샷을 해야 하는 상황. 한 참을 망설이던 우즈는 경기 위원에게 '루스 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를 주장했다. 루스 임페디먼트란 코스 안에 방치된 자연 장해물로 플레이를 할 때 제거해도 되는 것을 말한다. 자연물로서 고정돼 있지 않고 땅에 단단히 박혀 있지 않고, 공에 붙어 있지 않을 것으로 돌, 나뭇잎, 나뭇가지, 동물의 분비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만약 허용이 되지 않는 루스 임페디먼트를 옮길 경우 2벌타를 받게 된다. 결국 경기위원들이 우즈의 주장을 받아 들였고 캐디와 갤러리의 도움을 받아 바위를 옮겼다. 장애물의 무게나 크기의 제한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우즈의 재치였다. '역사상 가장 큰 루스 임페디먼트'라고 알려지며 당시 많은 화제를 일으켰던 이 바위는 현재 '갤러리와 함께 옮긴 타이거 우즈 바위'라는 명판과 함께 대회장의 기념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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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