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최혜정 KLPGA챔피언십 코스 비웃으며 줄버디 우승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5:21


◇4라운드 3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는 최혜정. 사진 제공=KLPGA

모두가 눈을 의심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제33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회장인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 트룬골프장 관계자들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언더파 우승, 쉽지 않다."

대회를 유치한 골프 코스 관계자들의 마음엔 같은 바람이 있다. 쉽지 않은 코스로 인식되는 것이다. 가장 싫어하는 장면은 줄 버디다. 언더파 선수들이 속출하면 '쉬운 골프장'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스코어가 나지 않는 것이 자랑할 것도 아니고, 스코어가 잘 나오는 골프장이 흠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프로도 쩔쩔 매는 것을 보고 골프 코스 관리자는 흐뭇해 한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US오픈 코스 만들기에 6개월 가까이 공을 들이는 USGA(미국골프협회)가 그렇다.

KLPGA챔피언십이 우승자 최혜정(27·볼빅)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최혜정은 25일 마지막 4라운드에서만 무려 10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했다.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11위였는데 보기없이 버디만 10개를 쓸어담으며 합계 6언더파로 우승했다. 양수진(20·넵스)을 1타 차로 따돌렸다.

KLPGA 마지막날 최다 언더파 역전 우승이다. 역대 라운드 최소 타수는 2003년 6월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열린 파라다이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전미정이 세운 11언더파 61타. 최혜정은 기록에 1타가 모자랐다.

코스는 무척 어려웠다. 첫날 언더파가 3명밖에 없었고, 2라운드에는 공동 선두 4명이 나란히 합계 1언더파였다. 3라운드에서도 장하나 혼자 합계 1언더파였다. 이날만은 최혜정이 아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였다.

지나온 굴곡도 잊을만한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최혜정은 2003년 9월 KLPGA 회원이 됐지만 협회 규정을 어기고 미국 진출을 노렸다가 2년간 국내 대회 출전 금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2007년 미국 무대에 진출했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올해 국내로 완전 유턴을 했고, 2007년 하이트컵 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만에 웃었다.

한편, 국내 여자골프는 올해 13개 대회에서 매번 우승자가 바뀌었다. 2승 선수가 아직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