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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장, 4선 도전의 울림…다음은 없는 마지막 도전의 이유

김성원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02 06:30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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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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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용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김가을 기자]팩트가 사라지고, 비난을 위한 비난에 노출된 한국 축구는 심각하게 '오염'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이성은 없고, 이유없는 분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2024년은 혼돈으로 가득했다. 2025년, 새해가 밝았다. 그래도 희망을 노래한다.

한국 축구는 8일 '대선'을 통해 을사년의 첫 발걸음을 뗀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정몽규 회장(63)이 4선에 도전장을 낸 가운데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과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가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2013년 선거를 통해 KFA 수장에 올랐다. 2016년 '만장일치' 재선에 성공했고, 2021년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3선 고지에 올랐다. 12년 만의 '선거의 계절'이 도래했다. 최근 서울 용산 HDC 집무실에서 정 회장을 만났다. 지난해 두 차례의 국회 출석은 정 회장을 바꿔놓았다. 말보다 글을 더 선호하지만 언변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소신에도 벽이 없었다. 여과없이 철학을 이야기했다.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포니정재단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몽규 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1일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4선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았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후보 등록 절차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4선에 도전하게 된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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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선 도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집 사람은 '내가 왜 기사를 보고 알아야 하느냐'고 크게 걱정을 했다"며 웃지만 더 큰 우려는 정부의 눈밖에 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정 회장은 "가장 많이 걱정해 주신 것은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데, 정부 지침과 달리 축구협회장에 출마하는 것이 사업하는 데 있어서나 개인 신상에 있어서 큰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타협할 수도, 멈출 수도 없었다.

충남 천안에 건설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 올해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손을 놓을 경우 KFA가 파산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 이야기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도전하기 직전에 시도협회관계자, 원로, 스폰서 등과 많이 상의했다. 어떤 선택이 과연 한국 축구에 더 좋은지 조언을 많이 구했다. 천안축구종합센터나 디비전시스템이 안착된 것이 아니라 자칫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런 부분이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천안축구센터는 한창 공사 중이다. 천안시에서 200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우리의 자금도 700억 정도 들어갔다. 여름까지는 완성시킬 수 있는 단계다. 잘 완성시키고, 운영하는 것이 우리 축구 발전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천안에 방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고 받았다. 이러한 모델이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모범이 된다. 이런 아이디어를 수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비전시스템은 아직 안착되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얘기를 하고 있다. 2027년에 2~3부를 연결하려고 한다. 이후 4부, 5부를 연결시켜야 하는 중요한 문제도 있다. (한번 더 한다면)내 임기 중에는 확실히 안정을 시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정 회장은 굵직굵직한 공약도 내걸었다. 국가대표팀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8강, 2027년 아시안컵 우승을 통해 FIFA랭킹 10위권 진입을 약속했다. AFC 집행위원인 그는 FIFA 최고 의결기구인 평의회 위원 재도전도 선언한 가운데 2031년 아시안컵 유치를 공약했다. 유럽 진출 센터 설치, 여자축구 FA컵 개최, 유·청소년 축구 시스템 강화, 법률 자문을 포함한 축구 현장 지원 종합 콜센터 운영, 아마추어 지도자 연수 확대, 심판 수당 현실화 등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 호랑이축구단 구단주(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축구와 연을 맺은 지 30년이 흘렀다. 망한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부산 아이파크로 재탄생시켰고,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KFA 회장에 올랐다. 그는 재임 기간 중 프로축구 승강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 디비전시스템 기반 구축 등의 성과를 이뤘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아시안게임 3연패,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등 굵직한 역사도 작성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또 다르다. 팬들의 거센 야유도 부인할 수 없는 게 정 회장의 현재다.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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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한 부분이 있으니 비난받고 야유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깊이 고민해 왔다. 가슴 한켠엔 답답한 마음이 늘 있었다. 내가 처분을 받거나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이 경기장에까지 이어져 선수들이나 감독에게 영향을 줄 때는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이러한 평가에 대해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반성하고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기에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지만 전력강화위원회 전면 재편이라는 공약으로 갈음했다. 정 회장은 "전력강화위원회나 인사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그 과정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 중간 과정이 계속 공개됐던 것이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돼 국감, 문체부 감사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면서도 "문체부 경우 감사실에서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내가 너무 오지랖 넓게 많이 관여했다고 했고, 산하의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내가 업무태만 했다고 하는데"라고 말을 흐리며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여러 가지 과정이 밖으로 알려져서 그렇지만, 규정이나 세상이 돌아가는 데 있어서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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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다음 임기 때 하고 싶은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있다. 일본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인프라'다. 일본은 초등학교에 8800개팀, 29만명이 등록돼 있다. 한국은 200개팀의 4000여명이다. 지금 (한국) 교육 정책은 체육을 과외 활동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일본은 초중 때 5만원이면 축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소 30만원을 내야 한다. 학교 내에서 모두 체육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체육을 과외 활동으로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변화를 위한 다짐도 피력했다.

정 회장은 선거에 뛰어든 허 이사장과 신 교수에 대해선 날을 세우지 않았다. 그는 "허정무 감독님은 남아공에서 첫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끄신 상당히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이 된다. 축구협회에도 같이 일해 어느 정도 행정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신문선 교수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 해설가로 활동했을 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18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집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2.18/

[단독인터뷰]"내가 감내해야 할 '야유', 선수들에 미안했다" 정몽규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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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선거에 대해선 "지난 두 번은 사실상 추대된 것과 마찬가지다. 선거를 하니까 찬바람 불듯 정신이 바짝들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선거도 결국엔 표를 가지신 분에게 아이디어 경쟁을 하는 것이다. 경쟁은 상당히 중요하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긍정적"이라고 대답했다.

정 회장은 한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를 마친 뒤 시선을 창 밖으로 던졌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엔 풋살장이 있었다. 추운 날씨도 잊은 채 어린이들이 한창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정 회장은 "여기선 항상 축구장이 보인다. 참 좋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용산=김성원, 김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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