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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혹자는 K리그 강등전쟁이 흥행카드라지만, '전쟁 참가자'들에겐 죽고 사는 문제라 조금의 즐길 여유도 없다. 지난 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충남아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대구FC 한 고위층 관계자는 "정말 못 해먹겠다"고 심적 고통을 토로했고, 얼마 전 결혼한 대구 사내 커플은 예정된 몰디브 신혼여행을 앞두고 '혹여나 대구가 강등될까' 마지막 경기 당일 오전까지 주변 동료의 눈치를 봐야 했다. 박창현 대구 감독부터 신인 선수까지,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부터 말단 사원까지, 두 발 뻗고 숙면을 취한 상태에서 경기장에 온 대구인들은 아마도 없었으리라.
왜 울었을까.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장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내가 부주장을 맡은 시즌에 이런 성적이 나와 '내 탓'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잔류했으니까 성공한 시즌이라는 생각도 들어 만감이 교차했다"고 눈물을 흘린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간절하게 뛴 경기였다. 모든 걸 쏟아붓고 싶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부상으로 교체돼 나오니 아쉬운 마음이 너무 컸다.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눈물이 계속 났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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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시즌 중 부임해 팀을 잔류로 이끈 박 감독은 리그 11위에 처져 승강 PO를 통해 살아난 올 시즌을 '실패'이라고 냉정하게 규정했다. 2023년 승강 PO를 거쳐 올해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킨 강원(2위), 수원FC(5위)의 사례를 따라 더 다이내믹한 축구로 더 나은 위치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합 72세인 '세드가'(세징야+에드가)의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세징야도 "나이가 들수록 나도 힘들어진다. 내년에는 구단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좋은 축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 번 더 코리아컵 우승을 하고,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2025시즌은 승강 PO 2차전 직후부터 시작된 것과 다름없다.
대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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