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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논란 속에 4선 도전을 선언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축구협회에 출마 의사를 공식으로 전달하며 '후보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자동으로 직무 정지 상태가 됐으며,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한다.
차기 회장에 도전하려면 임기 만료일 50일 전에 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축구협회에 밝혀야 한다. 2일은 임기 만료일인 2025년 1월 21일의 50일 전이다.
앞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출마를 선언해 현재로서는 정 회장과 허 전 감독의 '2파전' 양상이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경선이 치러지게 된 건 정 회장이 처음 당선됐을 때인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그해 1월 28일 진행된 선거에서 정 회장은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 등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후 2, 3선을 할 땐 홀로 입후보해 경선 없이 당선됐다.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인 정 회장은 1994년 울산 현대(현 HD)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축구계와 인연을 맺어왔다.
축구협회에 여러 방면에서 재정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가인 데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산하 단체장, 시도협회장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선거전에서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인기에서는 '바닥'이다.
축구협회가 불투명한 행정과 무능력으로 질타의 목소리를 받아온 가운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마저 터졌다. 정 회장은 이제 '무능의 아이콘'으로 인식된다.
만약 축구인들이 정 회장을 선택한다면 축구계 전반에 대한 팬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이런 여론에 축구인들이 얼마나 반응할지가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허 전 감독은 반대로 인기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정 회장보다 나아 보이지만, 한 해 예산이 1천억원을 훌쩍 넘는 거대 단체인 축구협회를 이끌 능력이 과연 있는지를 두고 우려의 시선을 받는다.
지난달 25일에 한 출마 기자회견에선 구체적인 방안 없이 시도협회 재정 자립,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부활 등 당장 실현이 어려워 보이는 공약을 늘어놔 기대를 밑돌았다.
다만, 경기인으로서나 행정가로서나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온 점은 허 전 감독의 확실한 강점이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2013∼2014년 축구협회 부회장을 시작으로 행정가로 변신해 2015∼2019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거쳐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으로 일했다.
한편, 정 회장은 연임을 위한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받고자 연임 심사서도 제출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번 주 안에 체육회 공정위에 심사 신청을 할 예정"이라면서 "3∼4일께 신청할 거로 본다"고 전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기여, 단체 운영 건전성, 이사회 참석률, 포상 여부 등을 평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스포츠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정 회장은 후보 등록 기간인 이달 25∼27일을 전후해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와 4선 도전의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리며, 그에 앞서 선거운영위원회가 내달 12일 구성돼 본격적인 선거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새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다.
ah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