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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봉오리 축구는 유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안양 지휘봉을 잡을 때 표방한 축구 전술이다.
꽃망울이 모아졌다 펴지듯, 상대보다 선수들이 빠르게 모아졌다 펴지기를 자유자재로 반복하며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것이다. 빠르고 유기적인 중원 플레이를 중시하는 축구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늘 이상 대로만 흘러가진 않았지만, 안양은 다른 팀을 중원 싸움에서 앞서며 창단 11년 만의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다.
'우승은 어제 내린 눈과 같다'는 말이 있다. 우승의 환희는 빠르게 흘려보내고, 눈을 치우듯 더욱 고되게 준비해야 다음 시즌도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유 감독은 이미 다음 시즌 구상을 흐릿하게나마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안양이 말 그대로 '도전자' 처지에서 2025시즌에 임하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축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우승 기념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중원으로 거치는 꽃봉오리 축구를 내세웠는데, 내년에 새로운 걸 하기보단,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좀비처럼 1부리그에 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다 단단하고 끈끈한 축구로 강팀들을 '질식'시켜 보이겠다는 다짐이다.
다음 시즌 K리그1에서 안양을 상대할 11개 팀 모두가 안양보다 나은 전력을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뒤지고 있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축구, 막판 힘겨울 때일수록 한 발 더 뛰는 축구를 펼쳐 보이지 못한다면, 안양은 다른 시민구단이 반복한 것처럼 1~2년 만에 다시 강등될 수 있다.
유 감독은 수비와 공격에 중량감 있는 외국인 선수를 한 명씩 보강하는 밑그림을 그려뒀다.
그는 "계획이 아직 확실하게 나온 건 아니지만, 포워드 자리에 확실한 외국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1부엔 강한 공격수가 많기 때문에 중앙수비에서도 용병 같은 선수가 한명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6강(파이널A) 안에 들고 싶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팀이 되게 하는 게 내 목표다. 이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양이 K리그1에서 '롱런'하기 위한 인프라 면에서의 보완점도 짚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오전, 오후 훈련 사이에 푹 쉴 충분한 휴게 공간을 원했다.
유 감독은 "(훈련장에) 선수들이 훈련 사이에 쉴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있기는 한데, 쉬기에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지금은 하루에 두 번 훈련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측면 수비수 김동진도 "(훈련장에)쉴 공간이 없어서 카페에서 쉬다가 오후 훈련에 가는데, 근육에 안 좋은 것 같다.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또 식단도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장' 이창용 역시 휴식 공간의 필요성을 먼저 언급하고서 "전용구장을 통해 숙소가 마련됐으면 한다. 우승했으니 두둑한 보너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ah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