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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스페인 출신 미드필더 로드리(28·맨시티)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닌다.
일부 스페인 매체는 지난시즌 레알의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프리메라리가 더블 우승을 이끈 비니시우스의 수상을 유력하게 점쳤으나, 기자단의 선택은 로드리였다. 지난 9월 십자인대를 다친 로드리는 목발을 짚으며 시상식에 참석, 황금공에 입을 맞췄다.
로드리는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이끌었고, 클럽월드컵과 유럽슈퍼컵에서 우승했다. 지난여름 스페인 대표팀 일원으로 유로2024 우승을 차지했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괄목한 성과를 냈을 뿐 아니라 64경기에 나서 12골14도움을 폭발하는 '탈미드필더급'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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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포지션 특성상 로드리보다 더 많은 득점(26골)을 넣으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국제대회 성과가 부족했다. 지난여름 2024년 코파아메리카에서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진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지 못했다.
레알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낸 '미들라이커' 벨링엄은 로드리와 비니시우스의 아성을 넘지 못하며 2005년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에 이어 19년만에 발롱도르 포디움(시상대)에 만족해야 했다.
비니시우스, 벨링엄을 비롯한 레알 선수단은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 시상식을 전원 보이콧했다. 레알 선수단과 팬들은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도둑맞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드리는 맨시티 역사상 최초의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200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맨유) 이후 16년만에 배출한 EPL 수상자다. EPL 선수가 발롱도르를 탄 건 이번이 7번째. 2009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10년간 리오넬 메시, 호날두, 루카 모드리치 등 라리가 선수들이 발롱도르를 독차지했다. 지난해엔 메시가 '팔롱도르'(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나아가 최초의 수비형 미드필더 수상자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1990년 로타어 마테우스(당시 인터밀란)가 수상했지만, 마테우스는 정통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었다. 수비적인 역할에만 치중하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수비 임무와 동시에 공격을 전개하고, 빅매치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린 로드리는 '육각형 미드필더'로써 '수미'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번 수상은 바야흐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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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주목받지 못하는 포지션, 주목받는 시즌. 로드리는 수십 년 만에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등극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발롱도르는 무적함대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군림한 대선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미처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스페인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1960년 루이스 수아레스(당시 바르셀로나) 이후 무려 64년만이다. 로드리는 "국가대표팀과 루이스 델 라 푸엔테 감독이 오랜기간 나를 믿어줬기 때문에 유로를 함께 우승한 동료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나만의 상이 아니라 스페인 축구를 위한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맨시티를 향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고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요안 크루이프 트로피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에게 돌아갔다. 안첼로티 감독은 "내 가족, 나의 회장, 나의 클럽, 나의 선수 특히 비니(비니시우스)와 카르바할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실의에 빠진 제자들을 감쌌다. 바르셀로나 초신성 라민 야말은 최고의 21세이하 선수에게 수여하는 코파 트로피를, 해리 케인(바이에른뮌헨)과 킬리안 음바페(레알)은 지난시즌 나란히 52골을 넣으며 득점상인 게르트 뮐러 트로피를 수상했다. 아르헨티나의 코파 우승을 이끈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빌라)는 역대 최초로 야신 트로피를 2년 연속 수상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