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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북 현대가 사상 첫 파이널B 추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그 찬란했던 기록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영원히 지지 않는 태양은 없다'지만, 전북의 몰락은 너무 드라마틱해서 더욱 충격적이다. 2021년 리그 우승 이후 2022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으로 가까스로 자존심을 지킨 전북은 지난 시즌 빈손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10년만의 일이었다. 올 시즌은 더욱 처참하다.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다. 5월26일 강등권으로 내려간 이래, 단 한차례도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하위에 머문 시간도 한달 가까이 됐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몰락한 대부분 명가들의 공통점은 예산이었다. 재정난이 오거나, 허리띠를 졸라멘 팀들이 급격히 추락했다. 하지만 전북은 다르다. 예나 지금이나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쓴다. 지난 시즌도,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과거보다는 이름값이 떨어졌다고 하나, 여전히 스타들이 즐비하다. 지난 서울전에서도 이승우 송민규 문선민 김진수 등 국대급 자원들이 벤치에 대기하고 있던 팀이 바로 전북이다. 그럼에도 전북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더 심각한 것은 전북의 위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가 말해준다. 서울은 2018년 강등권으로 추락한 뒤, 2019년을 제외하고, 4시즌 연속 파이널B로 추락했다. 2019년 처음으로 파이널B로 내려간 수원은 아예 지난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됐다. 아무도 예상 못한 결과다. 그때 서울, 수원 모두 하위권에서 놀 스쿼드가 아니었다. 그만큼 한번 탄 내리막을 다시 틀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필요한게 '분골쇄신'이다. 뼈를 가루로 만들고 몸을 부순다는 마음으로 정성과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전북의 영광을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필요하면 과감히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은 전적으로 내가 아닌 팀을 위해서야 한다. '그래도 우리가 전북인데', '내가 예전에 이렇게 해서 우승해봤는데' 하는 안일함으로는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전북의 영광은 '과거'다. 전북의 현재는 '강등권'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