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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토트넘의 사전에 리스펙트는 없다. 오로지 비즈니스적인 판단만 한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9시즌 째 팀의 간판선수로 활약 중이다. 2023~2024시즌에는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해리 케인이 떠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까지 소화해냈다. 아시안컵 차출 등의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인 활약으로 17골-10도움을 기록하며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더불어 개인 통산 세 번째 '10(골)-10(도움)'을 달성해 EP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EPL 사상 3시즌 이상 '10-10'을 달성한 역대 6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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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이렇든 비정한 결정을 한 이유는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30대 중반으로 다가가는 손흥민에게 장기계약을 제안하는 건 리스크가 따른다. 대신 구단 입장에서는 연장옵션으로 1년 더 써보고, 그 다음에 팀에서 내보내든지 적절한 수준에 재계약을 하는 지 판단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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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단은 선수를 어디까지나 자산의 한 요소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기여도나, 선수가 보여준 구단에 대한 충성도는 고려 요소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탯과 에이징 커브에 대한 리스크만 계산한 것이다. 이 과정에 '리스펙트' 같은 가치는 개입될 수 없다. 활용가치가 있으면 좀 더 쓰거나 기간을 연장하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버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토트넘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구단의 행보는 일관성이 있었다. 아무리 명성이 높은 프랜차이즈 스타라도 30세가 넘어서면 장기계약 대신 단기계약을 연장하는 식의 대우를 해왔다. 이렇게 '단물만 빼먹는' 행보 때문에 토트넘에는 레전드라 불릴 만한 선수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카일 워커, 위고 요리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해리 케인 등이 토트넘과 등을 돌린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