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가까워졌었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더 크네요. 쉽지 않겠지만 마음을 더 비워야겠어요."
대표팀 문턱에서 또 한번 탈락의 쓴맛을 본 이승우가 상처 입은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그라운드에서 다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시련은 확실히 이승우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킨 듯 하다. 담담하게 '다음을 향한 도전'을 언급하는 그에게서 포기를 모르는 강한 남자의 아우라가 흘러나왔다.
|
하지만 이승우는 실망감에 젖어만 있지는 않았다. 김은중 감독과 팀 선배들의 많은 위로를 받으며 금세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뛰기로 다짐했다. 그는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하더라도 대표팀은 어쨌든 '선택'을 받아야 갈 수 있는 자리다. 주어진 환경에서 한번이라도 다시 부름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실망감도 당연히 들고, 힘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기회를 생각하고 다시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K리그 3년차를 맞이한 이승우는 확실히 올해 한층 더 성숙하고, 강인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15라운드까지 치른 결과 득점 4위(7골), 공격포인트 2위(9개)로 활약 중이다. 그는 "1, 2년차 때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의심을 받았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부담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좀 더 편해졌다. 안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더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활약이 시즌 후반까지 꾸준히 이어진다면 다음 대표팀 명단에서 이승우의 이름을 발견할 가능성은 크다. 무엇보다 이승우 스스로가 '태극마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승우는 "K리그로 돌아온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대표팀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첫 시즌 때는 월드컵을 위해 대표팀에 가려고 했고, 두 번째 시즌 역시도 너무나 가고 싶어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주위에서는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더 아쉽고 실망감도 크다"면서 "좀 더 마음을 비우고, 리그에 집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마음을 비운다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대표팀에 너무 가고 싶기 때문에 열심히 비우려고 집중하고 있다"며 대표팀 발탁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힘들 때 웃는 자가 진짜 일류'라는 말이 있다. 풀타임을 소화하고 인터뷰에 응한 이승우는 다소 피곤해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옅은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실망감마저도 발전의 계기로 삼은 모습에서 '진짜 일류'의 위용이 느껴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