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잊지 못할 기억, '번쩍' 하는 황홀한 순간이다.
경기 후 만난 조진혁은 "우리 팀이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게 처음이다. 기분이 너무 좋고 비오는 날씨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께 감사하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골망을 흔든 직후 꽤 오랜 시간 긴장된 침묵이 이어졌다. 골 장면 직전 핸드볼 파울 여부를 판독하는 VAR이 가동됐다. 데뷔골, 동점골에 환호한 축구청춘에게 천겁, 억겁같은 시간이었다. 조진혁은 두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골 인정을 염원했다. 기도가 통했을까. 이동준 주심의 골 인정 사인. 절실했던 데뷔골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 장면에 대해 조진혁은 "데뷔골은 정말 꿈에 그리던 상황이었는데 골이 취소됐으면 살기 싫었을 것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여과없이 표했다.
|
|
|
자신에게 천금같은 K리그1 무대, 데뷔골의 기회를 준 윤정환 감독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윤정환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갖고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믿음을 받다보니까 자신감도 더 생기는 것같고 이 기회를 주신 것에 항상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팀에 누가 되지 않게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오늘 후반에도 똑같은 마음으로 들어가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다음 꿈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오직 '팀'을 말했다. "첫 골,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면서 내 공격포인트로 인해 강원이 이기고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어린이날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린 '루키' 조진혁에게 프로축구 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 어린이들에게 '한말씀'을 부탁했다. 첫 인터뷰가 힘들어 죽겠다더니 뜻밖에 아주 단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강력하게 꿈을 꾸고 간절하게 원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좋은 기회가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고 작년 힘든 시즌 보내면서 많은 간절함을 속에 품고 있었고 하루하루 '죽자'는 마음으로 운동에 임하다 보니 오늘 이렇게 좋은 골을 넣을 수 있게 됐어요. 어린 선수들도 열심히 자신의 꿈을 좇아가다보면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강원 조진혁 데뷔골 현장 인터뷰 일문일답>
-데뷔골 소감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은 게 처음이다. 기분이 너무 좋고 비오는 날씨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께 감사하다.
-데뷔골을 복귀해보자면
윤석영 선수가 크로스를 하려고 하기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볼이 생갭다 빨리 왔다. 수비와 위치를 볼 때 야고한테는 맞지 않을 것같아 다이렉트로 들어갔는데 운 좋게 골이 들어갔다. 다들 축하한다고 했다.
-골 직후 VAR 핸드볼 파울 점검 때 간절하게 손을 모으고 있더라.
정말 꿈에 그리던 상황이었는데 골이 취소되었으면 살기 싫었을 것같다..
-어린시절에 꿈꾸던 선수, 롤모델은?
어린 시절 롤모델은 없다. 지금은 저랑은 포지션이 다른데 김영빈 선수가 롤모델이다. 성격도 좋으시고 터프함이 있다. 평소엔 조용조용하신데 그라운드에서 형처럼 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꿈에 그리던 상황이 펼쳐졌는데 세리머니도 많이 생각했을 텐데.
정말 많은 세리머니를 생각했는데 골 넣고 나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그냥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다음에 또 골을 넣는다면 그때는 팬분들께 하트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다음 꿈은?
첫 골,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는데 더 많은 경기 뛰면서 내 공격포인트로 인해 강원이 이기고 높은 순위에 있었으면 좋겠다.
-공식 인터뷰도 난생 처음일 텐데.
낯을 많이 가려서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 다들 '조진혁이 인터뷰를 한다고?'하더라.
-누가 제일 많이 짓궂게 놀렸나.
말을 아끼겠습니다.
-윤정환 감독이 조진혁 선수에게 기회라고 말씀하셨는데,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매경기 준비하는지.
윤정환 감독님께서 자신감 가지고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믿음을 받다보니까 자신감도 더 생기는 것같고 이 기회를 주신 것에 항상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팀에 누가 되지 않게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오늘 후반에도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조진혁 선수가 데뷔골의 꿈을 이룬 것처럼 어린이날 프로선수의 꿈을 꾸는 어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력하게 꿈을 꾸고 간절하게 원하다보면 언젠가는 꼭 좋은 기회가 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 또한 그랬고 작년 힘든 시즌 보내면서 많은 간절함을 속에 품고 있었고 하루하루 '죽자'는 마음으로 운동에 임하다 보니 오늘 이렇게 좋은 골을 넣을 수 있게 됐다. 어린 선수들도 열심히 자신의 꿈을 좇아가다보면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