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즌 첫 지지대더비 영웅으로 우뚝 선 김현(31·수원)은 경기 후 팬들이 던져준 과자를 맛있게 먹었다. 무슨 사연일까?
치X스는 수원이 안양 서포터를 도발할 때 활용하던 키워드다. 안양 치타스(현 FC서울)를 과자인 치X스에 빗댄 표현이다. 안양 치타스가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기 전인 2002년, 안양 서포터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살아있는 닭을 던지며 도발하자, 수원은 '치X스 먹는 날'이라는 걸개를 들었다.
김현은 수원 서포터 출신으로 치X스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수원의 한 팬이 던져준 치X스를 주워 들어 한 입 가득 먹으며 수원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굉장히 기분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김현은 최근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총 4골 2도움)를 올릴 정도로 기세가 좋다. 특히 손석용과 호흡이 발군이다. 김현은 "석용이뿐 아니라 공격진과 대화를 많이 한다. 그런 부분이 효과를 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수원은 이날 전반을 2-0으로 리드한 채 기분좋게 마쳤다. 하지만 베테랑인 김현은 선수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지난 김포전에선 1-0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집중을 하지 못했다. 오늘도 2-0 스코어에서 다시 0-0 스코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매 경기 선수들에게 필요한 얘기를 전해주는 게 고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상 징후를 보이며 교체아웃된 것에 대해선 "큰 타박이 있었지만, 며칠 안에 치료를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원정석에는 어김없이 수원 원정팬들로 가득찼다. 매 경기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현은 "원정에 오면 팬들이 홈경기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안양=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