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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전형+선수 구성'까지 다 바꾼 대전, 불안요소 씻어낸 '새 얼굴 효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4-03-05 12:33


'전술+전형+선수 구성'까지 다 바꾼 대전, 불안요소 씻어낸 '새 얼굴 …

'전술+전형+선수 구성'까지 다 바꾼 대전, 불안요소 씻어낸 '새 얼굴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과는 아쉬웠다. 그럼에도 얻은 것이 많았던 첫 판이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10분 구텍의 멋진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40분 안현범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았던 승리를 아쉽게 놓쳤다. 언제나 냉정한 이민성 대전 감독이지만, 아쉬운 결과였음에도 엄지를 치켜올렸다. 이 감독은 "비록 승점 3점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팀으로 싸운 것은 우리가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대전은 경기 전 불안요소가 좀 있었다. '캡틴' 조유민의 갑작스러운 이탈 때문이었다. 겨우내 짰던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했다. 공 들였던 포백 대신 스리백으로 회귀해야 했다. 점유율에 초점을 맞췄던 축구 스타일 역시 바꿔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전력 공백이 있었다. 주전 수비수 안톤과 리그 최고의 골키퍼 중 한명인 이창근까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형부터 전술, 선수 구성까지 대거 바꾼 채,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을 상대해야 했다.

우려를 기우로 바꾼 것은 '새얼굴'들의 맹활약이었다. 이 감독의 과감한 영입생 기용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며칠 전 충북청주에서 영입한 수비수 이정택은 안톤 자리에서 만점활약을 펼쳤다. 불과 얼마전까지 K3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올 겨울 영입한 홍정운은 대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스리백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줬다. 왼쪽 윙백 박진성은 투지 있는 플레이와 괜찮은 왼발킥으로 대전 왼쪽을 든든히 지켜줬다. 미드필더 김한서는 22세 카드에 대한 고민을 씻어줬다. 또 다른 미드필더 김준범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연세대 시절 재능으로 평가받은 김준범은 경남과 인천, 김천에서 다소 부침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많이 뛰는 대전의 미드필드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센스 있는 헤더로 구텍의 골까지 도왔다.


'전술+전형+선수 구성'까지 다 바꾼 대전, 불안요소 씻어낸 '새 얼굴 …

'전술+전형+선수 구성'까지 다 바꾼 대전, 불안요소 씻어낸 '새 얼굴 …
방점은 역시 '뉴 캡틴' 이순민이 찍었다. 이순민은 올 겨울 대대적인 영입에 나선 대전의 승부수였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던 대전은 거액을 투자해 울산, 전북, 서울 등의 관심을 받던 '현역 국대' 이순민을 품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이 감독은 떠난 조유민이 남겨둔 주장 완장을 바로 이순민에게 건낼 정도였다. 이순민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인터셉트 6회, 클리어링 6회, 획득 13회 등 '진공청소기'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순민이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자, 대전은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 감독은 "대전에 오래 있었던 선수 같았다. 플레이가 대전에 필요했던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새 얼굴은 아니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구텍의 플레이도 좋았다. 탁월한 파워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 수준급 기술을 앞세운 연계,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스피드에 선제골 장면에서 보여준 탁월한 마무리 솜씨까지, 왜 이 감독이 지난 시즌 득점 2위 티아고를 전북에 보냈는지, 그 이유를 입증했다. 이 감독도 "이렇게 까지 잘해줄지 몰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진했던 레안드로도 폭발적인 스피드가 살아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대전의 올 시즌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첫 경기에서 새얼굴들이 보여준 활약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의미 있는 첫 판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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