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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무조건 맡겨선 안 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960년 마지막 우승 이후 반세기 넘게 아시아를 제패하지 못한 한국의 무승 기간은 최소 66년으로 늘었다. 다음 대회는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아시안컵 실패는 클린스만 감독이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9년 전 2015년 북중미골드컵 실패와 닮아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뒤인 2015년 캐나다와 공동개최한 골드컵에서 4위를 하며 미국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 자메이카에 패하고, 3-4위전에선 파나마에도 발목이 잡혔다.
2000년대회 8강 탈락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바로 이전 대회인 2013년대회에서 6전 전승 우승을 이끈 클린스만 감독은 골드컵 실패로 축구팬들의 신뢰를 잃은 채 2018년 러시아월드컵 북중미 예선에 돌입했다.
이미 균열이 간 미국 대표팀이 잘 돌아갈리 없었다. 2016년 11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연패한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축구협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미국은 브루스 아레나 감독을 소방수로 선임했지만, 이미 상위권 팀과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월드컵 본선 진출 좌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1990년이탈리아대회 이후 미국이 본선에 오르지 못한 건 이때가 유일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 이후로도 선수 기용, 무전술 등으로 미국 축구계에서 오랜기간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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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사퇴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감독 본인은 당장 사퇴할 뜻이 없으며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겠단 뜻을 밝혔다. 한국은 앞서 월드컵 2차예선 1~2차전에서 싱가포르와 중국을 각각 5대0과 3대0으로 대파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렇다고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하는 건 시기상조다. 진짜 예선은 강호들이 살아남는 최종예선부터다. 클린스만호가 최종예선에서 요르단을 다시 만난다면, 현재 시스템으로 시원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1년'이 '잃어버린 4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때로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