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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을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3-12-05 16:22 | 최종수정 2023-12-06 05:50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3 K리그 어워즈'가 열렸다. K리그1 MVP 수상한 울산 김영권.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4/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22년에 이어 올해도 K리그1은 울산 현대 천하였다. 지난해 17년 만의 K리그 우승 한을 푼 울산은 올해 창단 후 첫 2연패를 달성했다.

울산의 센터백 김영권은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그는 4일 '2023년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2년 연속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울산은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베스트11'에서도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해 주민규(FW) 엄원상(MF) 김영권 설영우(이상 DF) 등 최다 5명을 배출했다.

개인상은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로 결정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날 각 팀의 감독과 주장이 누구를 선택했는지 그 결과도 공개했다. 평생 그라운드를 함께 뒹군 스승이자 동료이기에 인연은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구단간의 역학 관계도 빠질 수 없다. 팬들의 눈치도 봐야 한다. 그래서 표심의 향방에 더 눈길이 간다.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3 K리그 어워즈'가 열렸다. K리그1 MVP 김영권, 감독상 홍명보 감독, 신인상 정호연.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4/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3 K리그 어워즈'가 열렸다. K리그1 감독상 수상하는 홍명보 감독.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4/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3 K리그 어워즈'가 열렸다. K리그1 수상한 울산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4/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전북 현대 '캡틴' 홍정호의 선택이다. 2년 전 전북의 K리그1 5연패를 이끈 홍정호는 수비수로서는 24년 만에 MVP를 수상해 화제가 됐다. 홍정호의 오늘을 연 스승은 바로 홍 감독이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 홍정호를 발탁해 세상에 등장시켰다. 당시 홍정호의 센터백 '단짝'은 김영권이었다.

홍정호는 조선대, 김영권은 전주대에 재학 중이었다. 둘은 U-20 월드컵 전경기에 선발 출전해 함께 호흡했다. 홍 감독은 '무명의' 이들과 함께 '8강 신화'를 연출했다. 그러나 홍정호는 홍 감독은 물론 김영권도 '외면'했다. 그는 감독상에는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 MVP는 제카(포항)를 뽑았다.

울산과 전북이 K리그1를 대표하는 라이벌이어서 그럴까. 울산 선수 중 홍정호의 표를 받은 선수는 베스트11 중앙수비 포지션의 김기희가 유일했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도 홍정호와 비슷했다. 그도 김기동 감독과 제카를 뽑았다. 다만 페트레스쿠 감독은 베스트11에는 김영권과 조현우, '무려 2명'을 선택했다.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2023 K리그 어워즈'가 열렸다. K리그1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수상한 울산 엄원상.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4/

전북 '캡틴' 홍정호는 왜 '스승' 홍명보, '단짝' 김영권을 뽑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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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을 통해 그 배경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천진난만'했다. 홍정호는 너무 잘 알고, 친해서 '매의 눈'으로 더 냉정하게 뽑았단다. 홍 감독을 향한 존경심 또한 여전하다고 했다. 홍정호는 지난해에는 홍 감독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김영권도 "친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홍정호의 선택도 "존중한다"며 웃어 넘겼다. 1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우정'은 돈독했다.

홍 감독은 감독상에는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MVP에는 티아고(대전)를 뽑았다. 김영권은 주장이 아니어서 투표권이 없다. 울산 '캡틴' 김기희의 선택은 홍 감독과 동일했다.


올해 시상식의 '최대 사건'은 전북의 몰락이었다. 단 한 부분에도 개인상을 배출하지 못했다. 전북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빈손'으로 돌아간 것은 2007년 이후 16년 만이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4위에 머물렀다.

K리그1에서 가장 치열했던 부문은 베스트11 오른쪽 미드필더였다. 포항의 김승대가 감독(3표)과 주장(6표)의 지지로 수상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미디어 투표에서 수상자가 뒤바뀌었다.

엄원상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승대는 미디어로부터 27표를 받은 반면 엄원상은 64표를 얻었다. 환산 점수에서 엄원상은 32.26점, 김승대는 31.89점이었다. 둘의 점수차는 0.37점에 불과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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