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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타이밍이 공교롭다. 잔류 운명을 움켜쥐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이 시점에 최대 라이벌을 만난다. 오는 25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는 수원 삼성 입장에선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슈퍼매치 중 한 경기가 될 공산이 크다. 수원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수원이 서울에 승리하고, 강원-수원FC전에서 강원이 승리하면 강원(33점)-수원FC(32점)-수원(32점)순이 된다. 강원과 수원FC의 위치는 바뀌지만, 수원은 승점 동률인 수원FC에 다득점에서 밀려 최하위에 머무른다. 36라운드 현재, 세 팀의 다득점은 수원FC(43골)-수원(34골)-강원(28골)순이다. 수원과 강원이 다득점으로 수원FC를 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떻게든 승점으로 앞질러야 한다.
수원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무래도 '수원패, 강원승'이다. 강원(33점)-수원FC(32점)-수원(29점)으로, 1경기를 남기고 11위와 승점차가 3점이 되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극복하기 힘든 다득점 차이로 인해 자동 강등이 사실상 확정된다. 이런 이유로 수원팬들은 지난 라운드에서 뜨거운 '수원더비'를 치른 상대팀인 수원FC를 응원하고 있다.
'2020년 인천'은 수원이 따르고 싶은 사례다. 인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소 시즌으로 치러진 2020시즌, 2경기를 남겨두고 최하위에 머물렀다. 부산이 25점으로 10위, 성남이 22점으로 11위, 인천이 21점으로 12위였다. 강등 위기에 직면한 인천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기적과도 같이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최종 라운드에서 꼴찌 자리가 바뀐 건 지금까지 2020시즌이 유일하다. 인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원이 잔류하는 '경우의 수'는 간단하다. 일단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3전 전패를 안긴 서울의 벽부터 넘어야 하고, 그래서 이번 슈퍼매치가 중요하다.
한편, 이번 라운드에선 잔류 싸움 외에도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싸움으로도 뜨거울 전망이다. 5위 인천(53점)은 24일 '조기 우승팀' 울산(73점)을 홈으로 불러들이고, 4위 전북(54점)과 3위 광주(58점)는 25일 '전주성'에서 정면 충돌한다. 광주는 이날 패하지만 않으면 최소 3위를 확정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무대에 진출한다. 같은 날 6위 대구(50점)는 2위 포항(60점) 원정에서 대반등을 노린다. 이미 순위를 확정해 '유종의 미'를 노리는 9위 제주(40점)와 8위 대전(47점)은 2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