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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침내 토트넘이 다음 시즌을 이끌 감독을 선임했다. 오현규의 스승이었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당초 전망은 2년 혹은 2+1년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4년으로 결론이 났다. 포스테코글루 체제로 새롭게 팀을 꾸리겠다는 의지의 표시로 느껴진다.
당초만 하더라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 잔류할 분위기였다. 셀틱의 의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토트넘행을 그리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토트넘 이적설'에 대해 "모든 사람이 내게 이에 대해 묻는다. 나는 우승에 집중하고 싶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자리가 매력적일 수 있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인버네스를 꺾고 스코티시컵 우승을 차지한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리그, 리그컵에 이어 스코티시컵까지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더이상 이룰 것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토트넘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전격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빠르게 협상이 마무리됐다. 결국 토트넘의 새로운 감독 찾기도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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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을 노리는 토트넘은 새로운 사령탑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을 비롯해,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턴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이 징계를 받은 후 팀을 떠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 클럽 대항전 진출마저 좌절되며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 토트넘이 원하는 명장은 좀처럼 토트넘행을 원치 않았다. 가장 유력했던 후보였던 나겔스만 감독은 선수 영입권과 단장 선임권 등을 원하며, 전격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어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이 물망에 올랐다. 슬롯 감독 역시 "런던에서 보자"는 말로 토트넘행 가능성을 알렸다. 하지만 슬롯 감독의 선택은 잔류였다. 토트넘은 슬롯 감독에게 있는 거액의 위약금을 쓰는데 주저했다. 슬롯 감독은 "다른 클럽들이 내게 관심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페예노르트에 남아 지난 2시즌간 쌓아온 기반을 계속 다지고 싶은 것이 내 바람"이라고 했다. 결국 지난달 26일 재계약 공식 발표까지 나왔다. 내심 팬들이 원했던 포체티노 전 감독도 첼시행을 택했다.
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거세졌고, 토트넘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국 낙점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을 이끌었다. 과거 멜버른 빅토리, 호주 대표팀, 일본 J리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을 거치며 유럽에 처음으로 입성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일본 출신 선수들을 중용하는 파격 정책으로 부임 첫 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과 리그컵을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다. 레인저스에게 뺏긴 타이틀을 탈환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올 시즌 자신의 색채를 더욱 짙게 했다. 올 시즌에는 아예 트레블을 달성했다. 셀틱의 통산 8번째 트레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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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입장에서는 공격축구를 선호하는데다, 아시아 선수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감독이 들어온만큼,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 시즌에는 가까스로 두자릿수 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7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라는 기록도 어마어마하지만, 에이징 커브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현재 손흥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반등을 해야하는 손흥민 입장에서 새 감독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일단은 나쁘지 않은 구도임은 분명하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에서 격돌한 인연도 있다. 당시 호주가 2대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감독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손흥민은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벌써부터 후루하시 쿄고 등 애제자들을 토트넘으로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명장 선임으로 계속 실패했던 토트넘이 호주 출신 감독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