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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토트넘 팬은 이웃 라이벌 첼시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시대에 돌입해 습관적으로 감독을 갈아치우는 걸 보면서 속으로 비웃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행태는 첼시와 다르지 않다. 정확히 3년 4개월만에 4명이 경질(Sacked)됐다. 10개월마다 1명꼴로 경질된 셈.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시즌이 끝난 후인 2021년 6월 30일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해 같은 해 11월 1일, 근 4개월만에 경질 통보를 받았다. 산투 감독 후임이 바로 콘테 감독이었다. 콘테 감독은 부임 첫 시즌 10위권까지 추락한 팀에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선물하며 콘테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젖혔다. 경질당할 당시의 순위도 4위. 성적만으론 비판할 여지가 없지만, 충동적인 훈련 플랜, 의료진 비판, 구단과 선수를 동시에 공격한 기자회견 등등의 요인이 맞물려 경질 운명을 맞았다.
책임자인 다니엘 레비 회장도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젊고 유능한 지도자(포체티노)를 선임했던 레비 회장은 이후 이름값 높은 지도자(무리뉴, 콘테)에 매달렸다. 무리뉴 감독이 떠난 뒤엔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과를 낸 지도자(누누)를 데려왔다. 구단의 철학이 투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흐름일 뿐더러 '포치' 이후 2시즌 이상 팀을 이끈 감독이 없다. 시즌 중 경질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감독 탓만 할 게 아니라 구단의 운영 정책을 돌아봐야 할 때다.
한편, 현지에는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뮌헨 감독을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토마스 투헬 전 첼시 감독을 선임하려 했으나, 바이에른에 하이재킹 당한 뒤 백수가 된 나겔스만 감독을 낙점한 분위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