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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축구전용구장(울산)=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포지션 상 같은 '중앙 손흥민'이었다. 그러나 결은 달랐다. 클린스만의 '중앙 손흥민'은 콘테의 '중앙 손흥민'보다 훨씬 날카롭고 위협적이었다. 핵심은 자유였다. '자유'를 부여하니 '술술' 풀렸다. 클린스만의 '중앙 손흥민'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에게 역할을 하나 더 부여했다. 프리롤이었다. '무한 자유'를 부여했다. 손흥민의 위치에 따라 클린스만호의 전술은 4-4-2로, 때로는 4-2-3-1로, 때로는 4-3-3으로 변환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전술이었다.
주효했다. 손흥민은 경기 흐름과 공간 분포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최전방 투톱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그러다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공격을 조율하기도 했다. 중앙에서 측면 뒷공간을 뛰는 윙어가 되기도 했다. 때로는 중앙 허리까지 내려와 볼을 뿌렸다. 포지션상으로는 6번부터 11번까지 다 소화했다.
전반 10분 손흥민은 첫 골을 만들어냈다. 대표팀 전체의 압박이 통했다. 전방 압박에 바르가스 골키퍼가 측면에 있는 모히카에게 패스했다. 모히카가 다급히 패스했다. 이재성 맞고 튕겼다. 이를 손흥민이 잡았다. 침착하게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 구석 안쪽으로 감겨 들어갔다. 집중력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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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45분 손흥민은 프리킥골도 넣었다.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뒤로 돌았다. 쿠에스타가 파울로 저지했다. 프리킥. 손흥민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과제도 있었다. 볼의 투입이 줄어들었을 때가 문제였다. 후반 들어 콜롬비아는 허리에 힘을 실었다. 손흥민에게 투입되는 볼의 퀄러티를 줄이는데 집중했다. 강력한 압박을 걸었다. 그리고 후반 초반 2골을 몰아치며 2-2로 만들었다.
그러자 손흥민은 스스로 돌파구를 만들려고 했다. 후반 8분 드리블로 치고 들어갔다. 공간을 만들어낸 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골문을 넘겼지만 시도는 좋았다.
이강인과의 공존도 풀어야할 과제였다. 후반 15분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넣었다. 이강인은 주포지션인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향했다. 이강인의 날카로움이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후반 29분 손흥민과 이강인의 2대1 패스가 나오는 등 날카로운 장면들도 만들었다. 공존의 가능성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중앙+자유' 손흥민. 이 경기 영상을 담은 USB를 영국 런던 엔필드에 있는 토트넘 홋스퍼 트레이닝 센터 내 콘테 감독의 책상에 놓아두면 어떨까. 그렇다면 손흥민과 토트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 A매치 기간이 끝나기 전 콘테 감독의 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