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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공장장' 김도균 감독이 만든 새로운 작품, 이광혁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15:30 | 최종수정 2023-03-15 08:00


'재활공장장' 김도균 감독이 만든 새로운 작품, 이광혁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번에는 이광혁(28·수원FC)이다.

김도균 수원FC 감독(46)이 또 한번 '마법'을 부렸다. 김 감독은 K리그 최고의 '재활공장장'이다. 손대는 선수마다 살아났다. 전북 현대에서 퇴출의 아픔을 겪었던 라스와 무릴로를 K리그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바꿔놨다.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던 박주호 정동호 정재용도 김 감독 밑에서 부활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유럽에서 부침을 거듭하던 '코리안 메시' 이승우까지 살렸다. 김 감독의 지도 속 화려하게 부활한 이승우는 14골로 득점 4위에 올랐다.

올 시즌, 김 감독이 만들고 있는 작품은 이광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이광혁은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앞세워 수원FC의 공격을 이끌던 이광혁은 지난 주말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까지 폭발시켰다. 3경기서 1골-1도움, 평점 7.1을 기록 중이다. 김 감독은 "잘 데려왔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광혁은 한때 '포항 메시'로 불릴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던 선수다. 1m69의 단신이지만, 스피드, 기술, 센스 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였다. 포항 스틸러스가 애지중지 키웠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무릎십자인대 파열 후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2021년에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이광혁의 재능을 아끼던 김 감독은 지난해 여름 영입을 추진했지만, 아쉽게 삼각 트레이드가 불발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올 겨울 자유계약(FA)가 된 이광혁을 기어코 품었다.


'재활공장장' 김도균 감독이 만든 새로운 작품, 이광혁
이미 여러 선수들을 살려낸 경험이 있는 김 감독의 노하우는 이번에도 빛났다. 유소년 지도자부터 코치, 프런트, 감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은 선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다. 김 감독은 "선수가 무엇을 제일 잘 하는지 판단하는게 우선이다. 여기까지 왔다면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라는게 완성된 선수인만큼 단점을 고치기 어렵다. 물론 단점을 보완해야겠지만, 주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나타낼 수 있도록 운동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장점을 부각시키다보니 자기 것이 나오고, 자기가 잘 했던 게 나오다보면 침체됐던 마음도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광혁의 공격적인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오른쪽 날개에 포진한 이광혁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동선을 짜고, 그의 스피드와 1대1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초점을 맞췄다. 이광혁은 "감독님이 포항 때보다 수비적인 부담을 덜어주셔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뛰고 있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오랜 부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이광혁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게 도왔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밥을 먹어 성실함이 베어 있는 이광혁에게 믿음을 보냈다.

이광혁은 '수원FC 메시'로 거듭나며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승우까지 지난 시즌의 폼을 찾는다면, 수원FC는 더욱 막강한 공격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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