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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아니, 이게 애기 아빠가 돼서…."
경기 뒤 이광혁은 "프로 첫 번째 헤딩골 같다. 연습했던 장면이다. 양동현 코치님이 '이 자리에 올거니까 다른 데 가지 말고 꼭 있으라'고 해주셨다. 진짜 왔다. 편안하게 했다. 라스와 연습 장면에서 많이 나왔다. 그럴 때는 공이 천천히 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득점 뒤 장면이다. 이광혁은 오른 엄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는 '베이비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아내가 (경기장에) 와 있었다. 지난해 결혼했고, 5월에 아기가 태어난다. 그런 의미에서 했다. 태명은 '로라'다. 분유 버프인 것 같다. 책임감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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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적할 때 생각을 많이 했다. 어느 팀을 가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수원FC에서 가장 원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격적인 팀이고, 공격수들을 위해 수비수들도 많이 희생해준다. 지금까지는 내가 생각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수원FC에 새 둥지를 튼 이광혁은 리그 세 경기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세 경기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컨디션은 아니다. 반은 아쉽다. 조금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팀원들에 어떻게 좋은 어시스트를 할지, 팀에 더 잘 녹아들 수 있을지 생각한다.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도균 감독님께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율적으로 선수들에게 책임을 맡기는 부분이 있다. 자유로움 속 경기를 준비한다. 나와도 잘 맞는 것 같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혁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각오로 그라운드에 선다. 그는 "부상을 입었을 때 아내도 옆에서 힘들어했다. 아내가 포항 사람인데 수원FC로 이적하면서 멀리 왔다. 내가 훈련 가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내가 축구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고 있다. 고맙다. 힘든 부분을 많이 겪었다. 올해는 조금 다른 한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준비한대로, 생각한대로만 했으면 좋겠다. 아기도 태어나고 하니 좋은 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