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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진정한 '감독들의 무덤'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었다. 지난 시즌 19위로 강등된 왓포드다. 지난해 9월에 새로 부임한 슬라벤 빌리치 감독을 만 6개월도 안돼서 전격 경질했다.
하지만 만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잘렸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왓포드는 현재 13승12무10패(승점 51)를 기록하며 챔피언십 9위에 머물러 있다. 빌리치 감독은 시즌 개막 후 10경기 만에 해임된 전임 에드워즈 감독의 뒤를 이어 25경기를 지휘했다. 이 기간에 10승7무8패(승점 37점)를 거뒀다.
에드워즈 전 감독이 있을 때 10위였던 왓포드는 9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빌리치 감독이 썩 좋은 성적을 낸 건 아니지만, 6개월도 못 채우고 경질될 정도로 못 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최근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겨우 3승밖에 추가하지 못하면서 승격의 희망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게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왓포드 구단주의 조급함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2012년 왓포드를 인수한 이탈리아 출신 지오 포초 구단주는 팀 성적이 조금만 나빠도 감독들을 쉽게 자르곤 했다. 2019년 9월 이후 왓포드를 맡았다가 잘린 감독은 빌리치 감독을 포함해 무려 9명에 달한다. 팀을 이끈 기간이 평균 5개월에도 못 미치는 상황. 이런 분위기라면 아무리 뛰어난 명장이 와도 팀을 살리기 어려울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