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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국 축구에 '클린스만 시대'가 열린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출신)의 후임으로 새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8일 한국 땅을 밟는다.
하지만 클럽에서는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에선 한 시즌도 채우지 못했고, 헤르타 베를린에서는 2개월 만에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0년 2월 이후 3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활동하기는 했지만 공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물음부호를 털어야 할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과 관련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며 '거품'을 키웠다. 뮐러 위원장은 클리스만 감독을 선임한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동문서답'으로 아연실색케 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의 인연만을 유독 강조한 그는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전술적인 부분에선 "축구는 전술이 전부가 아니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 자체가 질문을 가지고 언제 어떻게 경기를 하고,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야 하고, 어떻게 스타플레이어를 관리해야 하고, 여러 요소 속 팀워크를 이뤄야 한다. 전술만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뮐러 위원장은 또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의 구성원과 함께 했을 때, 선수의 개개인과 경험, 우리가 거뒀던 성적들을 포함해, 모든 것을 조합해서 대표팀 퍼포먼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전술 외에도 클린스만 감독이 갖고 있는 개성, 스타플레이어를 살리고, 동기부여가 됐고, 이런 게 강점인데 이런 게 바로 리더라고 생각하기에 클린스만 감독을 낙점했다"고 부연했다.
성적과 직결되는 전술이라는 핵심은 피하고 주변만 맴돌았다. 마치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을 주도한 인물이 자신이 아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조차 들게했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정에서 절차적인 하자가 있었다. 새롭게 꾸려진 위원회는 유명무실했고, 위원들은 '거수기' 노릇만 했다.
결국 꼬인 매듭은 스스로 풀러야 한다. 앞으로 갈 먼 길을 앞두고 연착륙을 위해 클린스만 감독이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어떤 축구와 철학으로 한국 축구를 2026년 북중미월드컵까지 이끌지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A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 후에는 본격적인 실전 준비에 들어간다. 곧바로 3월 A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A대표팀은 2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시간이 많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코치진을 발표한 후 A매치 2연전에 출전할 태극전사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