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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상대 팀이지만, 부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이런 각오 덕인지 경기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았던 충남아산이 오히려 강하게 김천을 몰아붙였다. 전반전 유효슈팅 수 차이(6-1)에서 나타나듯 충남아산이 훨씬 공격적으로 나왔다. 결국 후반 선제골도 충남아산의 몫이었다. 후반 4분만에 두아르테가 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충남아산의 주도권은 후반 25분 정도까지 이어졌다. 조심스레 이변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천의 진짜 힘은 이때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성한수 김천 감독은 강력한 예비 전력들을 후반에 차례로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후반 12분에 김진규와 김동현, 후반 26분에 권창훈과 이준석을 교체 투입했다. 이를 기점으로 충남아산에 쏠려 있던 주도권이 차츰 김천쪽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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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김천이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비록 충남아산의 기세에 말려 경기 후반까지는 끌려갔지만, 끝내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준 결과다. 특히 풍부한 벤치자원을 적극 활용해 만들어낸 역전승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패장인 박동혁 감독 역시 이런 부분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자신감을 갖고 비교적 잘 했다. 그런데 상대가 선수를 교체할 때마다 더 상대하기 어려운 센 선수들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상대팀이지만, 부럽기도 했고 '저긴 왜 이렇게 좋은 선수들만 있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수비 조직을 무너트리는 개인 능력들이 모두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 대다수 감독들이 김천상무를 최강팀으로 뽑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바꿀수록 더 강해지는 팀' 김천의 진짜 얼굴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