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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월드컵 16강 주역들이 귀국한 이후로도 일명 '2701호 논란'이 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안 씨는 양손에 얼음찜질을 하는 사진에 "손에서 열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니들이 할 일을 했는데 뭐? 외부치료? 안쌤이 누구냐고? 축구판에서 나를 모른다고? 그러니까 니들은 삼류"라며 "나는 당신이 그 싸구려 입으로 판단할 분(!)이 아니다. 세계적인 명장 무리뉴 감독이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사람인데 당신은?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 명심해라"고도 특정인을 저격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안 씨는 또 "2701호는 대한축구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의 도움을 받은 것도 없다. 2701호의 정체가 궁금한가? 알게 되면 선수들을 절대 비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다. 제 식구 챙기기를 해서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노고를 몰라준 섭섭함과 협회의 지원 부족에 대한 원망, 실력에 대한 자부심 등이 글에 녹아있다. 안 씨는 손흥민 측의 사비로 카타르를 찾아 대회 기간 내내 손흥민 등의 근육 마사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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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하루 이틀 사이에 생긴 앙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쌓이고 쌓인 불만이 월드컵을 기점으로 폭발했다는 것. 실제로 몇몇 선수들은 월드컵 예선 기간 중 공식 트레이너 A씨의 실력이 부족하단 이유로, 교체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씨가 2701호에서 찍어 올린 사진에 선수가 18명이나 등장한 건 안 씨와 주요 선수들 사이에 깊은 신뢰가 자리잡았단 걸 의미한다. 안 씨는 대표팀 전현 주장인 기성용(서울) 손흥민으로부터 오랜세월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월드컵 기간 중 각각 햄스트링과 종아리를 다친 황희찬 김민재도 안 씨의 손을 거쳤다.
협회는 대회 기간 중 안 씨가 선수들을 케어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안 씨가 제기한 여러 의혹에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안 씨가 협회가 고용한 공식 트레이너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다할 지원을 할 입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안 씨가 물리치료사 국가자격증이 갱신되지 않아 채용할 수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트레이너 모집에는 대한선수트레이너자격증(KATA) 등 네 가지 자격증이 필요한데, 안 씨가 현재 소지한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안 씨는 협회가 자신을 '비공식'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는 폭로글에 언급된 '2701호에서 일어난 상상 초월 상식 밖의 일'을 듣기 위해 안 씨와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대표팀은 지난 7일 팬들의 뜨거운 환영 속 귀국했다. 협회는 대회에 대한 전체 리뷰를 하기 전 '2701호 논란'에 대한 회의부터 진행해 빠르게 수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