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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파울루 벤투 감독의 눈빛이 달라졌다. '쓰담쓰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흡족해했다. 이강인(21·마요르카)을 향한 '애정 표현'이었다.
이강인의 투지는 철철 넘쳤다. 월드컵 첫 무대는 그에게도 동기부여가 된 듯 했다. 경기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스프린트 훈련에선 맨앞에서 '형'들을 이끌었다. 6대6 미니게임에서도 차원이 다른 드리블과 개인기를 앞세워 경기를 리드했다. 볼을 다루는 감각은 역시 으뜸이었다.
벤투 감독의 눈에 들 수밖에 없었다. 이강인은 훈련이 끝난 후에도 홀로 프리킥을 이어가며 슈팅 감각을 다듬었다. 벤투 감독은 바로 앞에 있는 선수들을 격려한 후 발걸음을 옮기다 다시 돌아와 이강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뜨거운 감자'인 그를 외면할 수도 없었다. 이강인 카타르에서 또 다른 매력으로 어필했다. 현재는 전혀 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벤투 감독도 우루과이전 후 "이강인은 스피드를 살린 패스와 돌파 능력이 좋다. 특히 압박이 들어왔을 때 그런 면모를 잘 드러내는 역량이 있다. 훈련에서도 그것이 드러났다. 수비시에도 좋은 면모를 보여줬다. 그래서 교체선수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사실 팀의 노력보다는 개개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난 팀의 성과를 책임진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이 달라지면서 벤투 감독도 마음은 연 것이다.
이강인은 '빅리거'답게 우루과이전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모든 플레이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패스의 질은 달랐고, 특유의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다. 강력한 슈팅도 한 차레 날렸다.
이강인은 월드컵을 즐기고 있다. 그는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를 뛰든 못 뛰든 기회가 온다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려 한다. 이렇게 뛸 수 있게 돼 정말 좋았다"며 "감독님께서 공을 잡았을 때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보여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28일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린 가나와 2차전을 치른다. 그는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긴다. 다음 경기에는 꼭 득점이 나와서 승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토해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