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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눈물겨운 손흥민 투혼, '캡틴'은 모든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1-25 04:20 | 최종수정 2022-11-25 06:00


한국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경기를 마치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경기 종료 후 한국 손흥민이 우루과이 벤탕쿠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로이터 연합뉴스

경기 종료 후 한국 손흥민이 우루과이 카바니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가 열렸다. 대표팀이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누녜스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손흥민.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24/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외신의 눈에는 손흥민(30)의 경기력이 토트넘에서 뛰는 것보다 떨어진다고 봤다.

당연하다. 그러나 당연하지 않다. 손흥민의 존재만으로 대한민국에는 큰 힘이었다. 손흥민의 '마스크 투혼'이 빛났다. 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2일 프랑스 마르세유전에서 쓰러졌다. '안와 골절'이었다. 4일 수술대에 올랐다. 의학적으로 회복하는 데 최소 4주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기적적으로 회복, 20일 만에 무대에 올랐다. 안면 보호를 위해 검정색 마스크를 썼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자칫 충돌해 또 다시 수술 부위를 다칠 경우 월드컵과는 '안녕'이다. 제 몫을 했다. 전반에는 우루과이 수비수를 따돌리는 개인기로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고, 후반에도 한 차례 슈팅을 기록하며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안와 골절' 후 토트넘의 3경기를 건너뛰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부상 전까지는 굉장히 좋은 흐름이었다. 그리고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회복을 하느라 꽤 오랜기간 쉬었다.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경기력을 100%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손흥민은 후반 11분 축구화가 벗겨지고, 양말이 찢어질 정도로 깊은 태클의 희생양이 됐다. 결국 위해를 가한 마르틴 카세레스는 경고를 받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괜찮다"는 말을 연발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마스크 투혼'에 대해서도 "나만 마스크를 쓰는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스크를 쓰고 경기힌다"며 "불편해도 나라를 위해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우리의 목표와 선수들의 도움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 그런 마음가짐이 통증도 완화한 것 같다"고 진심을 토해냈다.

마스크를 쓰면 땀은 물론 시야가 좁아지는 불편함이 있다. 그는 "축구를 하다 보면 맞기도 하고 때리기도 한다. 내가 경합을 안 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두려움은 없었다"고 미소지었다.


대한민국은 우루과이와 득점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수확했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에게 '너희는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다. 너희 능력을 믿어도 된다. 가서 쫄지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것을 후회 없이 다 보여준 것 같아 주장으로 참 뿌듯하다"며 "이 자리를 통해 선수들에게 너무 잘해줘 고맙다고 하고 싶다.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태극전사들은 무승부에 진한 아쉬움을 토해내고 있다. 손흥민도 이 부분도 고마운 부분이라고 했다. 다시 실전을 준비해야 한다. 12년 만의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2차전에서 가나를 잡아야 한다.

손흥민은 "출발이 좋다고 월드컵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월드컵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잘 치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후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서로를 격려하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볼도 꼬집으며 '절친'의 면모를 과시했다. 베테랑인 에딘손 카바니는 엄지를 세웠다. 우루과이의 캡틴 디에고 고딘도 손흥민의 부상을 걱정하며 얼굴을 어루만진 후 포옹했다. 다윈 누녜스도 지나치지 않았다.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인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의 자랑이다. 그는 이제 가나전을 향해 달린다. 대한민국은 28일 오후 10시30분 가나와 격돌한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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