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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1800분 소화' 김민재, 출발부터 느껴지는 존재감 "스리백, 포백 상관없어"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11-15 15:32 | 최종수정 2022-11-16 06:24


15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그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자전거를 타며 회복 훈련을 하고 있는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김진수.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5/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센터백 김민재(26·나폴리)가 가세하면서 드디어 '수비라인이 완전체'가 됐다. 4년전 월드컵과는 세상이 달라졌다. 러시아에선 김민재라는 대형 수비수가 없었다. 전북 현재 시절이었던 그는 부상으로 승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6세에 맞은 생애 첫 월드컵, 다른 김민재가 왔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 둥지를 튼 그는 세계적인 센터백으로 폭풍 성장했다. 단단한 피지컬과 폭발적인 스피드, 과감한 태클, 거친 몸싸움을 앞세워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단번에 지구촌이 주목하는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김민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한국 축구에 '축복'이 됐다.


15일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카타르 도하 알 에그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훈련을 앞두고 대표팀 김민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15/
하지만 파울루 벤투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스리백을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난 11일 아이슬란드와의 마지막 평가전이 또 다른 도화선이었다. 벤투 감독은 김영권(울산)을 중심으로 좌우에 권경원(감바 오사카)과 박지수(김천)를 세웠다. 박지수가 부상으로 교체된 후에는 조유민(대전)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벤투 감독은 "스리백을 시험하기 좋은 타이밍이어서 썼을 뿐이다. 예전에도 우리는 스리백 전술을 쓴 적이 있다. 소집 기간에도 포백과 함께 스리백을 연습했다. 본선에서 어떤 전술을 쓸지는, 상대를 분석하고 훈련을 치르면서 결정하겠다. 둘 중 하나만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적의 전술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H조의 객관적인 전력에서 대한민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자칫 문을 넓게 열었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기울어진 그라운드'에서 약체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선수비-후역습'이다. 스리백은 양쪽 윙백이 수비에 가담하면 5백이 되는 수비형 전술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토트넘 축구처럼 역습에도 장점이 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스리백의 왼쪽에 선 적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벤투 감독이 김민재가 뛰었던 최근 A매치에선 스리백을 가동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딜레마다. 벤투호의 센터백 자원은 4명이다. 김민재를 비롯해 김영권 권경원 조유민이다. 이 가운데 김영권과 권경원은 주발이 왼발이다. 확실하게 가운데에서 수비라인을 리드할 자원도 마땅치 않다. 스리백 진용을 짜기에는 한계가 있다.

김민재의 강점도 극대화할 수 없다. 스리백을 쓸 경우 아무래도 커버하는 활동반경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민재는 현재 포백에 최적화 돼 있다. 홀로 폭넓은 영역을 책임을 질 수 있다. 포백으로 인한 수비가 불안할 경우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워도 된다.


김민재는 일단 회복이 급선무다. 그는 이번 시즌 유럽파 가운데 가장 많은 1800분을 소화했다. 세리에A 15경기 중 14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UCL 조별리그 6경기에서도 단 1분의 쉼표도 없었다. 이렇다보니 최근 나폴리의 경기에선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장면도 노출했다.

김민재는 15일 회복 훈련으로 첫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포백에서 경기를 더 많이 했다. 그러나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감독님이 요구하는 전술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낸 후 "수비에서 내가 실수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어떤 선수든 잘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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