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지막 90분만이 남았다. 다음 시즌 K리그1에서 뛸 팀을 가리게 될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 모든 운명이 걸렸다. 26일 열린 1차전에서 대전하나 시티즌은 김천상무에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수원 삼성과 FC안양은 득점없이 비겼다. 1차전 결과에 따라 2차전에 나설 4팀은 서로 다른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9일 김천-대전전은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안양전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이 열린다. 4팀의 속사정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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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결정력 부재와 골키퍼 실수가 겹친 아쉬운 패배였다. 특히 믿었던 권창훈이 결정적 찬스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김천이 살아남는 길은 승리 밖에 없다. 필요한 것은 골이다. 김지현이 경기력에 비해 마무리에 아쉬움을 겪고 있는 지금, 결국 권창훈이 터져야 한다. 김태완 감독은 "홈에서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며 "권창훈을 대체할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끝까지 기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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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종을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요소요소에 자리한 대전은 지난 시즌 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오매불망 기다려온 승격까지 딱 1걸음, 대전은 윌리안, 카이저까지 대기시키는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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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병근 감독은 1차전 보다 2차전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을 감안, 안병준, 불투이스를 벤치로 내렸다. 전형도 막판 효과를 본 4-4-2에서 4-3-3으로 바꿨다. 전반적으로 안양에 밀리며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결과는 0대0 무승부. 이 감독은 "1차전에서 이겼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원정에서 실점하지 않고 버텨주며 희망을 얻었다"고 비교적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수원의 잔류 여부는 2차전에 달렸다. 열광적인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는만큼, 심리적 우위를 점한 채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게 수원의 최대 이점. 2차전에 승부수를 띄운 가장 큰 이유다.
전술적으로는 1차전 변화로 고전한만큼, 수원은 다시 한번 안병준-오현규를 활용한 4-4-2포메이션을 꺼낼 공산이 크다. 이 감독도 "홈 경기인만큼, 더 공격적으로, 전투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핵심은 미드필드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주도권을 잡고 경기할 가능성이 큰만큼, 허리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방에 볼을 보낼 수 있을지가 수원 승리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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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은 1차전에서 강한 압박으로 수원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결과만 아쉬웠다. 아쉽게 승리를 놓치며, 부담스러운 2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그래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확실히 전력상 우위라고 생각했던 수원을 상대로 '할 수 있다'는 심리적 효과를 얻었다. 안양은 1차전에서 수원을 상대로 공수에 있어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안병준 오현규를 무실점으로 묶은 것도 수확이었다. 안양 이우형 감독은 "원정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특히 "더티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이병근 수원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으로 투지에 불을 붙인 모습이다. 2차전 역시 과감한 압박을 전면에 내세울 생각이다.
안양은 지난 경남과의 K리그2 PO에 이어 무실점을 했지만, 득점도 하지 못했다. 아코스티와 조나탄 모야의 활약이 중요하다. 안양은 복귀전을 치른 안드리고의 출전 시간을 늘려, 공격진 화력을 더할 생각이다. 역시 관건은 빅버드의 일방적인 응원이다. 수원 팬들의 응원은 열성적이기로 유명하다. 안양이 이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고전할 공산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