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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경남FC의 '공격대장' 티아고(29·브라질)가 약속을 지켰다.
다만, 이날 경기에선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설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결전을 앞둔 설 감독은 "티아고는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많이 뛰었다. 경기는 90분이다. 처음부터 100%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반에 나간 선수들이 잘 해줄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티아고 등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적장' 이영민 부천 감독도 티아고 경계령을 내렸다. 이 감독은 "경남은 후반에 티아고 등을 넣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반에 우리가 주도권을 쥐면 경남이 급해질 것이다. 우리는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경기가 시작됐다. '예고대로' 양 팀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펼쳤다. 진짜는 후반이었다. 두 팀 모두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천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요르만 대신 한지호를 투입했다. 경남은 이우혁 서재원 정충근을 뺐다. 김범용 모재현, 그리고 티아고를 넣었다.
경남이 다시 힘을 냈다. 후반 29분이었다. 상대 파울로 얻은 프리킥 기회를 살렸다. 이광진의 프리킥이 그라운드를 한 차례 튕겨낸 뒤 그대로 부천 골망을 흔들었다. 부천이 또 한 번 반격에 성공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송홍민이 득점을 완성했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득점으로 인정됐다.
지키려는 경남과 엎으려는 경남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졌다. 마지막에 웃은 것은 경남이었다. 경남은 후반 추가 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티아고가 결승골을 뽑아냈다. 이로써 경남은 1%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역대 8차례 K리그2(2부 리그) 준 플레이오프(PO) 대결에서 단 한 번뿐이었던 '업셋'을 완성했다. 종전 '업셋' 기록은 2014년 광주FC가 만들어냈다.
사실 티아고는 이번 경기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그는 앞서 "2020년이었다. 브라질에서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때 잘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티켓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 많다. 우리가 이겨내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티아고는 자신의 다짐처럼 다음 라운드로 가는 '티켓'을 만들어냈다.
경기 뒤 티아고는 "이우형 안양 감독님이 오셔서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분석하셨을 것이다. 우리 코칭스태프도 분석을 할 것이다. 우리가 안양을 상대로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다. 좋은 흐름이 있을 것이다. 안양이 왜 3위였는지, 우리가 어떻게 경기했었는지 잘 알고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