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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을 1년 6개월 만에 A대표팀에 뽑아놓고 중용하지 않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변명이 궁색했다.
벤투 감독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카메룬과 평가전을 앞두고도 이강인의 출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궤변을 늘어놓았다. 벤투 감독은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퀄리티, 재능,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만 이는 대표팀보다는 구단에서 먼저 나와야 된다. 구단에서 출전 기회가 중요하다. 하지만 구단에서 기회를 못 받는 선수가 많다. 그래서 관찰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국에선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뛰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벤투 감독의 말대로라면 이강인은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좀 더 출전 기회를 많이 얻어야 한다. 그러나 이강인은 올 시즌 마요르카가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해 508분을 뛰었다. 팀 내에서 7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 개막전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레알 베티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부터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1골-3도움으로 팀 내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도움 공동 선두를 질주 중이다. 또 6경기 평균 평점(7.45점) 역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맨 오브 더 매치(MoM)에도 두 차례나 선정됐을 정도로 이번 시즌 초반 라 리가에서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런데 포괄적인 의미에서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과 이강인을 한 카테고리에 묶는 건 벤투 감독이 이강인의 경기력을 제대로 체크했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물론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또 이강인이 2019년 3월 A대표팀에 승선한 이후 기회를 받았던 6경기와 훈련 과정에서 벤투 감독의 눈을 사로잡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지난 1년6개월간 이강인은 분명 발전해 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위한 마지막 모의고사에서조차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는다면 분명 그에 합당한 이유를 내놓아야 할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