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이 다른 주장' 이청용의 순도 만점 리더십 "지난 일들은 다 과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2-09-19 09:11 | 최종수정 2022-09-19 11:19



[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에는 팀의 구심점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울산 현대의 캡틴 이청용이 그랬다. 그는 18일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3라운드에서 후반 21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FC의 추격의지를 꺾는 순도 만점의 추가골이었다.

울산은 최근 5경기에서 1승2무2패로 하향곡선을 탔다. 라이벌 전북 현대에 또 '우승 경쟁'의 문을 열어줬다. 1위 울산과 2위 전북의 승점 차는 10점에서 7점, 다시 5점으로 줄어들었다.

만에 하나 수원FC전에서도 잘못될 경우 승점 차는 사정권에 놓일 수 있었다. 이청용이 울산의 품격이었다. 그는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었던 지난 라운드 인천 원정에도 동행했다.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었지만 주장으로 관중석에서 함께했다. 팀이 득점없이 비기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과정만큼은 소중했다.

울산은 수원FC전에서 전반 10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숱한 기회에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상대의 한 방이면 승리가 또 물건너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청용이 번쩍였다. 그는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원FC 수문장 박배종이 펀칭한 볼을 지체없이 논스톱 오늘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출렁였다.

울산은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 사슬을 끊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승점 66점의 울산과 2위 전북 현대(승점 61)의 승점 차는 5점을 유지했다. 6경기 만에 터진 멀티골은 또 다른 희망이었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의 K리그 우승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 3시즌 연속 눈물을 안긴 전북을 넘어야 한다.


이청용은 "지난 일들은 다 과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우리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경험을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시즌이 다 끝나봐야 알겠지만 문제없이 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볼턴, 크리스탈 팰리스, 보훔을 거쳐 2020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짧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지난 시즌은 물론 지지난 시즌에도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우승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는 있지 않다. 아직 한 달 넘게 시즌이 남았다. 우승을 상상하는 것보다는 매경기 잘 준비하는 것이 팀적으로도 편하다."

홍명보 감독에게도 이청용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이청용은 주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고, 득점까지 하며 끝까지 팀을 위해 뛰었다"고 칭찬했다.

정규라운드를 모두 끝낸 K리그1은 2주간의 A매치 브레이크 후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5라운드에서 모든 운명이 결정된다. 울산은 올 시즌에도 전북과 끝을 봐야 한다.

이청용은 "결국은 자심감이다. 편안함 속에서 준비해야 우리 모습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난다. 마지막에 갈수록 부담도 되고, 긴장감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준비해서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걱정과 우려보다는 기대속에서 남은 5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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