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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에는 팀의 구심점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만에 하나 수원FC전에서도 잘못될 경우 승점 차는 사정권에 놓일 수 있었다. 이청용이 울산의 품격이었다. 그는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었던 지난 라운드 인천 원정에도 동행했다.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었지만 주장으로 관중석에서 함께했다. 팀이 득점없이 비기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과정만큼은 소중했다.
울산은 수원FC전에서 전반 10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숱한 기회에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상대의 한 방이면 승리가 또 물건너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울산은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 사슬을 끊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승점 66점의 울산과 2위 전북 현대(승점 61)의 승점 차는 5점을 유지했다. 6경기 만에 터진 멀티골은 또 다른 희망이었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의 K리그 우승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 3시즌 연속 눈물을 안긴 전북을 넘어야 한다.
이청용은 "지난 일들은 다 과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우리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경험을 통해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시즌이 다 끝나봐야 알겠지만 문제없이 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볼턴, 크리스탈 팰리스, 보훔을 거쳐 2020년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짧지 않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지난 시즌은 물론 지지난 시즌에도 기회가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우승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는 있지 않다. 아직 한 달 넘게 시즌이 남았다. 우승을 상상하는 것보다는 매경기 잘 준비하는 것이 팀적으로도 편하다."
홍명보 감독에게도 이청용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는 "이청용은 주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섰고, 득점까지 하며 끝까지 팀을 위해 뛰었다"고 칭찬했다.
정규라운드를 모두 끝낸 K리그1은 2주간의 A매치 브레이크 후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5라운드에서 모든 운명이 결정된다. 울산은 올 시즌에도 전북과 끝을 봐야 한다.
이청용은 "결국은 자심감이다. 편안함 속에서 준비해야 우리 모습이 경기장에서 잘 나타난다. 마지막에 갈수록 부담도 되고, 긴장감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준비해서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걱정과 우려보다는 기대속에서 남은 5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