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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징야 없는 세징야데이, 그러나 '대구의 왕' 세징야의 그라운드 영향력은 눈부셨다.
경기전 세징야의 200경기 기념식, "세징야"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이 '대팍'에 물결쳤다.
'대팍의 왕' 세징야의 200경기를 축하하고 골을 기대하며 만든 세징야의 날, 세징야는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스플릿리그 전 6경기를 남겨둔 시점, 이날 10위 대구(승점 27)와 11위 김천(승점 26)의 맞대결은 소위 '승점 6점짜리' 승부였다. 전날 9위 수원 삼성(승점 30)이 강원FC과의 홈경기에서 2대3으로 패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한 상황. 대구가 김천을 잡을 경우 다득점에서 앞서 다시 9위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김천이 대구를 잡을 경우 10위로 올라설 수 있는 천금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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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 감독의 경질까지 부른 대구의 부진, 10경기 무승(5무5패) 속에 세징야는 이날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했지만, 그라운드 밖에서 '대구라는 자부심'을 하나로 묶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늦여름 햇살이 비추는 대팍, 가족 단위의 팬들이 세징야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 앞에 설치된 세징야 200경기 기념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팬샵의 세징야 200경기 기념 유니폼 300벌은 순식간에 250여 벌이 팔려나갔고 머플러, 배지, 모자 등 기념품 5종도 불티나게 팔렸다. 이날 세징야 관련 일매출만 38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경기 전 세징야의 200경기를 축하하는 시상식도 열렸다. '절대 에이스' 세징야의 대구 잔류를 이끈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가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팬들이 "세징야!"를 연오하는 가운데 하늘색 대형 통천이 서포터석을 뒤덮었다. 전광판엔 '대구의 레전드(Legend of Daegu FC) ' '대구의 왕, 만세(Long live the king)'라는 문구가 반짝였다. 세징야는 마이크를 잡고 "늘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대구 팬들은 정말 멋지다. 대구에서 200경기를 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 300경기, 400경기 기록도 달성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징야의 선창에 맞춰 대구 팬들이 "위아 대구!(We are Daegu!)"를 목청껏 삼창하며 '대팍'에 승리의 기운을 팍팍 불어넣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